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알파고 시대 대응할 수 있는 미래교육 펼치겠다”

입력 2016-06-29 18:21

“‘알파고’로 대표되는 기술과 산업의 대전환 국면에 주체적으로 적응하고, 인간의 가치와 정의를 새롭게 지켜가는 ‘미래교육’으로 학생들을 키우겠습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조희연(사진) 서울시교육감이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미래교육'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장에 보다 큰 권한을 실어주기 위해 교육청 주도 공모사업을 모두 없애고 각 학교 자체 사업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조 교육감은 29일 오후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추구해온 ‘혁신’의 가치를 ‘미래교육’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래지향성’과 ‘인간중심성’을 시대의 교육 지표로 삼았다. 대표 정책으로는 문·이과 통합에 대비하고 학생 개개인의 선택폭을 넓혀주는 ‘개방-연합형 종합 캠퍼스 교육과정'을 꼽았다. 다양한 교육감 승인 교과목을 신설·개발해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고등학교 자유교육과정에 도입하는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이런 교육이 현장에 안착되려면 학교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희망하는 사업 계획을 제출하면 경비를 지원하는 ‘공모사업선택제’를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서울시교육청이 정해둔 공모사업에 각 학교가 지원하고 통과하는 학교만 예산을 지원받았다. 올해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공모사업은 교사독서교육연수, 학생인권동아리 등 총 11개에 불과했다. 내년부터는 교육부 지정 정책사업 등 일부를 제외한 모든 사업을 학교가 선택해 일정 금액의 예산을 투자받는다.

조 교육감은 ‘시민교육감’으로서 더 큰 목소리를 내겠다고도 했다. 올 하반기 대학의 공공성과 평등성에 기반한 대학체제 개편안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국가 수준의 교육 의제들을 공론화할 방침이다. 교사 업무 경감 방안의 하나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지자체로 이전하는 새로운 모델도 검토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고입 선발제도 개선, 친환경 무상급식 안정화와 누리과정을 위한 법·제도적 정비 등 여러 교육 의제에 적극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비리 사학에 대한 적극적 선도 조치와 능력 위주의 인사 원칙을 고수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서울지역 21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취임 2주년을 맞은 조 교육감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43.4%에 불과했다고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공약 이행에 대해서는 56.3%가 ‘못하고 있다’ 또는 ‘매우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잘하고 있다’거나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6.2%였다.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이번 인터넷 설문조사에는 서울 거주 교사, 학부모, 시민 총 1389명이 참여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