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수출 멘토링 수요 느는데 1명이 20여 곳 담당 ‘태부족’

입력 2016-06-29 18:42 수정 2016-06-29 21:19
경기도 소재 중소기업 A사는 올해 수출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지만 해외시장 진출 노하우가 없어 고민이었다. 지난 4월 A사는 코트라의 신규수출기업화사업에 참여했다. 대기업에서 무역 관련 업무를 20년 이상 해온 전문가에게 수출 멘토링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A사의 상담사는 A사를 비롯해 주변 업체 20여곳을 맡고 있었다. A사 관계자는 “아무리 실력 있는 사람이라도 20여곳을 한꺼번에 맡는데 수출 상담을 잘해줄 수 있을까 염려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은퇴 무역전문가가 중소기업을 지원하도록 한 코트라의 신규수출기업화사업이 취지와 달리 소수 인력이 지나치게 많은 업체를 담당하면서 수박 겉핥기식 지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수출 경험이 없는 기업의 수출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2013년부터 시행됐다. 무역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멘토링은 사업 프로그램 중 하나다. 멘토는 무역상사나 대기업에서 20년 이상 무역 관련 업무를 해온 퇴직자들로 구성된다.

문제는 지원 업체는 많은데 멘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누리당 윤한홍 의원에 따르면 이 사업이 시행된 2013년 이후 올해까지 멘토 1명당 평균 기업 24곳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에는 4000개 기업에 165명의 멘토가 배치됐으며 지난해에는 1400개 기업을 멘토 65명이 맡았다. 코트라 관계자는 “올 들어 정부가 수출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신규수출기업화사업 참여기업 수도 3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에 맞춰서 전문인력을 100명 더 채용했지만 한꺼번에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지원기업 대비 수출 성사기업 실적도 저조하다. 신규수출기업화사업에 참여한 기업 중 실제 수출이 이뤄진 기업은 2013년 41.6%에서 2014년 60.4%로 반짝 뛰었지만 지난해 42.5%로 후퇴했다. 수출에 성공한 기업의 수출 증가액도 1곳당 8500만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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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