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파란색 재킷을 맞춰 입은 두 여성이 무대에 올라 ‘함께하면 강하다(Stronger together)’라고 적힌 캠페인 문구 뒤에 나란히 섰다. 오래된 친구처럼 농담을 나누고 지지자가 들고 있던 플래카드에 적힌 ‘걸 파워(girl power)’ 얘기로 수다도 떨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유세 무대에 오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소식을 전하며 “워런이 소탈한 모습으로 환호를 이끌었다. 부통령이 될 수 있는 이력을 추가했다”고 묘사했다.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워런은 하버드대 법과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강력한 러닝메이트로 거론된다. 지난 10일 워싱턴DC에서 클린턴과 회동했지만 공동 유세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두 사람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도마 위에 올려 맹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가 브렉시트 결정 직후 스코틀랜드 서부해안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을 방문해 실언한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트럼프는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 더 많은 사람이 여행이나 다른 일로 턴베리로 올 것”이라며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워런은 “트럼프는 그릇이 작고 겁이 많은 수전노이자 오직 자신만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될 수 없는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퍼부었다. 또 “트럼프는 흑인을 폭력배로,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로, 히스패닉을 성폭력범으로, 여성을 빔보(섹시하지만 멍청한 여자를 뜻하는 비속어)라고 불렀다”고 비난했다. ‘독한 말’로는 트럼프가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반면 워런은 “클린턴은 인종주의, 증오, 불의, 편견이 우리나라에 발붙일 수 없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클린턴은 “워런은 우리 모두를 위한 대변자”라고 치켜세우며 “부자와 연줄 좋은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에 여성 대통령·부통령 탄생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과 워런의 공동유세로 역사적인 여성·여성 후보 탄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영향력 있는 정당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인 클린턴이 굳이 여성 부통령 후보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또 경제 이슈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차가 오히려 서로를 복잡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클린턴으로서는 진보진영에서 인기를 끄는 워런을 영입해 샌더스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면서도 “워런이 클린턴보다 뛰어난 연설가이기 때문에 더 돋보일 수 있다. 캠프에선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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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 mina@kmib.co.kr
‘反트럼프’ 손잡은 힐러리·워런… 女-女 카드 실현되나
입력 2016-06-29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