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감수”… 브렉시트 악몽서 벗어나는 금융시장

입력 2016-06-29 04:17
28일 일본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가 전날보다 올라 브렉시트 충격이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지수 상승을 알려주는 전광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AP뉴시스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올랐다. 28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가 큰 힘이 됐다. 일본과 중국 주가지수도 상승 마감했고, 전날까지 급락하던 유럽 증시도 급등세로 출발했다. 세계 금융시장이 조금씩 브렉시트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9.37포인트(0.49%) 오른 1936.2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1.18포인트(1.72%) 상승한 659.30으로 마감했다. 둘 다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정부의 부양책 발표가 난 뒤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1∼3%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떨어지는 등 악재가 많았지만 추경 소식이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IBK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추경에 대한 기대감은 브렉시트에 따른 우려를 완화시켜주는 긍정적인 매크로 변수”라며 “과거에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추경 편성 전후로 투자심리와 외국인 투자자 수급 개선으로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703억원어치나 팔아치웠지만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동반 순매수로 지수를 지탱했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는 5거래일 만에 상승(0.07%)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09%)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58%), 대만 가권지수(0.55%)도 오른 채로 마감했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경제재정 자문회의를 열고 “필요한 대응을 기동성 있게 하라”고 지시한 것이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해 주가지수가 올랐다.

이날 오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는 그동안의 폭락세를 딛고 소폭 반등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엔화와 달러화 가치는 내렸다. 치솟던 금 가격도 떨어졌고, 추락하던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유럽 증시도 모처럼 상승세로 개장했다. 독일 DAX, 프랑스 CAC40, 영국 FTSE100, 유로스톡스50지수가 일제히 장 초반 2%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시작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문제의 해법이 모색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계속 오르던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원화가치 하락)가 꺾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0원 내린 1171.3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는 등 불안감이 커지자 장중 1186.0원까지 올랐지만, 추경 소식과 월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화 매도)의 영향으로 급락세로 전환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 결정이 나온 지난 24일 29.7원 폭등했고 27일에도 2.4원 올랐었다. 이날 급락으로 그동안의 상승폭은 어느 정도 반납했지만, 장중 고가(1186.0원)와 저가(1169.5원)의 폭이 16.5원에 달해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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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우 백상진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