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오는 9월 경기도 하남에 문을 여는 국내 최대 규모 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이 베일을 벗었다. 미국 유명 쇼핑몰 운영 업체인 터브먼과 손잡은 신세계는 레저와 문화, 쇼핑을 결합한 ‘원데이 쇼핑 테마파크’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연간 500만명이 찾는 미국 쇼핑 명소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 위치한 대형 복합쇼핑몰 ‘더몰앳유티씨(The mall at University Town Center·이하 UTC)’. 매장 곳곳에는 25m 높이의 탁 트인 유리 천장을 통해 플로리다의 햇살이 가득 들어왔다. 4만784㎡(약 1만2340평) 규모의 UTC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쇼핑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터브먼이 운영하는 대표 쇼핑몰이다. 연간 500만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찾는 명소로 이들이 지출하는 금액만 연 20억 달러(약 2조3500억원)가 넘을 정도다.
UTC에는 쇼핑 중간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들이 돋보였다. 기둥을 최소화한 인테리어는 120여개 매장 속에서도 한눈에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줬다. 곳곳에는 야자수와 화분이 배치돼 실내에 있으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줬다. UTC에서 만난 터브먼의 로버트 터브먼 회장은 “고객 중심에서 생각하는 쇼핑 환경과 매장 구성은 터브먼 만의 대표 경영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9월 하남에 문을 여는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하남’은 UTC의 성공 노하우를 벤치마킹했다. 신세계가 51%, 터브먼아시아가 49%를 출자해 지어진다. 터브먼이 전 세계 대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들과 신세계의 국내 유통 노하우를 접목해 레저와 문화, 쇼핑을 결합한 ‘원데이 쇼핑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IFC몰을 터브먼이 개발,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정용진의 야심작 국내 최대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역시 이러한 터브먼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기둥을 모두 없애고 자연 채광창을 통해 쇼핑 편의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얼핏 보면 자연 채광창 자체는 단순해 보이는 건물 디자인이지만 사실은 ‘창문을 내지 않는다’는 유통업계 불문율을 깬 과감한 시도다. 백화점·마트는 해가 저무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면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창문을 내지 않는다. 신세계 프라퍼티 임영록 부사장은 “사실 자연 채광창은 단기적으로 매출에 마이너스 요소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편안한 기분을 느끼고 다시 찾고 싶은 쇼핑센터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필드 하남은 UTC의 10배 규모이다. 연면적 45만9498㎡(13만8900평)에 동시주차 가능 대수만 6200대에 달한다. 이를 환산하면 축구장 70개를 연결해 놓은 사이즈와 맞먹을 정도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쇼핑 테마파크라는 콘셉트에 맞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아쿠아필드(1만3220㎡), 농구와 배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몬스터(5290㎡), 영화관, 갤러리 등이 구성되고 잠실올림픽주경기장보다 큰 규모의 식음 서비스 공간이 들어선다. 1층에는 검단산 조망이 가능한 테라스형 카페스트리트, 3층에는 한강과 예봉산 조망이 가능한 푸드코트가 자리 잡는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푸드코트 쪽 인테리어부터 매장 구성 등에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양측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배치되며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티파니, 불가리 등 럭셔리 매장들도 함께 들어올 예정이다. 이밖에도 제네시스를 비롯한 현대자동차 매장이 들어서고 BMW와 할리데이비슨 등도 입점한다. 최근 전기차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테슬라도 입점을 논의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2004년부터 복합쇼핑몰 논의를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평소 “신세계의 경쟁 상대는 (백화점이 아닌) 에버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라고 밝히며 쇼핑과 식사, 레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쇼핑센터를 강조해 왔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은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신세계그룹의 모든 유통 노하우를 집대성한 만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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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러소타=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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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9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