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본차 된서리 vs 영국차 콧노래… 수입차 ‘브렉시트’ 희비

입력 2016-06-29 04:18 수정 2016-06-29 17:35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브렉시트)하면서 국내 수입 자동차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환율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바뀌면서 브랜드마다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브랜드 국적별로 점유율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하고 엔화 가치는 급등하는 추세다. 이에 관세가 부활하는 2년 유예기간 이전까지 영국산 수입차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하는 반면 즉각적으로 환율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일본산 차의 경쟁력은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를 살펴보면 올 들어 5월까지 국내 등록된 영국 브랜드 차는 총 9082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14대보다 35.3% 증가한 판매량이다. 업계 내 점유율은 지난해 7.0%에서 9.7%로 2.7% 포인트 올랐다. 국내에는 롤스로이스, 미니, 벤틀리, 재규어·랜드로버 등 총 7개 브랜드가 영국에서 수입된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영국 차들의 최근 판매량 증가세는 ‘디젤게이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독일차들의 판매량이 감소한 사이 영국차가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파운드화 약세로 영국차들은 ‘날개’를 단 격이 될 예정이다.

올 1∼5월 일본 브랜드 차는 1만2550대 등록돼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점유율은 1.5% 포인트 높아진 13.4%를 기록해 독일차 다음으로 높다. 일본산 차량들은 그동안 국내에 들어올 때 10%의 관세가 부과되기는 했지만 엔저효과로 판매량이 오르고 있었다. 향후 엔고가 장기화된다면 일본산 차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일단 수입차 업계는 사전에 계약된 금액으로 차량을 들여오기 때문에 환율 변동으로 당장 가격에 영향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 유예기간에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당분간 현재와 같은 ‘파운드화 가치 하락, 엔고’라는 환율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이 수입차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있다.

유럽산 수입차를 판매하는 국내 매장에서는 차량 구매를 포기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 유로화가 파운드와 함께 동반 약세를 보이자 추가 약세 가능성을 고려해 영국이 아닌 다른 유럽산 차량 구매까지 미루겠다는 취지다. 수입차 판매사 관계자는 “차량 구매의 적절한 시점을 물어보는 연락이 많아졌다”며 “워낙 환율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 향후 가격 변동폭을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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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