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자동차 내수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과 신차 출시효과로 국내 업체들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중’으로 불리는 한국지엠·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의 판매량 증가율이 약진했다.
국내 완성차 5개 업체들은 지난 1∼5월 내수에서 총 65만1204대를 판매한 것으로 28일 집계됐다. 이 중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총 50만5398대를 팔아 ‘2강’이 여전히 77.6%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각 사별 판매량 증가율을 보면 1위는 르노삼성차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5%가 성장했다. 지난 3월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중형세단 SM6가 르노삼성차 전체 판매의 55.8%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두 번째로 높은 판매량 증가율은 한국지엠의 몫이었다. 지난해 1∼5월과 비교해 올해 16.2%가 올랐다. 스파크가 전년 대비 62.9% 성장한 판매실적으로 국내 경차시장의 선두자리를 굳힌 가운데 지난 4월 출시한 신형 말리부가 돌풍을 일으키며 힘을 보탰다. 말리부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3340대가 팔렸다. 말리부가 사전계약 기간 3주 동안에만 약 1만5000대 계약된 것을 감안하면 신차 효과는 3분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판매 4만946대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 월별로는 올해 들어서 5개월 연속 증가세다. 티볼리 브랜드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티볼리는 출시 이후 지난달 월간 최대 판매량(5490대)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중에서 기아차는 판매량이 13.5% 올랐지만 현대차는 2.9% 증가에 그쳤다. 기아차는 쏘렌토 등 레저용차량(RV)에 대한 수요와 신형 K7의 인기에 호실적을 올렸다. 현대차는 상반기 주목 받는 신차를 출시하지 않아 실적이 주춤했다.
다만 현대차 포터는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포터는 총 4만4696대가 팔렸다. 매달 9000대 수준으로 판매됐다는 의미다. 승용차의 독무대였던 베스트셀링카에 트럭이 이름을 올린 것은 경기침체로 자영업에 뛰어든 퇴직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판매량을 올린 사이 수입차 업계는 침체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월 수입차 판매대수는 9만3314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 감소했다. 그동안 수입차의 성장을 이끌었던 경유차가 퇴출바람을 맞은 영향이다. 특히 ‘디젤게이트’의 중심에 선 폭스바겐은 이 기간 판매량이 작년 대비 25.7% 급감했다
업계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쳐 2년 연속 내수 180만대 달성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자동차 내수시장은 역대 최다인 183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신형 그랜저, 모닝, QM6 등 신차들이 나올 예정”이라며 “차 시장이 지난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올해도 호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신차 효과 날개 달고 ‘3중’ 날다
입력 2016-06-28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