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매튜 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7월 3일까지 LG아트센터) 홍보 포스터에는 이 작품이 댄스 뮤지컬로 소개돼 있다. 막상 작품을 보면 발레에 가깝다. 댄스 뮤지컬인데 배우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이 작품은 뮤지컬이 맞나.
A : 결론부터 말하자면 뮤지컬이 맞다. 뮤지컬은 춤과 노래, 연기가 결합된 장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노래 없이 춤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댄스 뮤지컬이란 개념이 등장했다.
댄스 뮤지컬이란 장르에 논쟁을 일으킨 작품은 1999년 미국의 수잔 스트로먼이 극작가 존 와이드먼과 만든 ‘컨택트(Contact)’다. 이 작품은 춤으로만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뮤지컬의 형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표현 분야를 확장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00년 토니상 뮤지컬 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안무상 등 4개 트로피를 가져갔다.
‘컨택트’에 앞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도 토니상 뮤지컬 부문 최우수 연출상과 안무상을 받았다. 노래는 없지만 음악이 춤, 연기와 어우러져 뮤지컬의 요소를 만족시킨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같은 작품이 1995년 영국에서 초연됐을 때는 상황이 달랐다. 백조의 호수는 올리비에상 뮤지컬 부문이 아닌 무용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매튜 본의 작품은 영국에서는 댄스 또는 ‘댄스 시어터(무용극)’로 분류된다. 영국에서는 댄스 뮤지컬이란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컨택트와 ‘무빙 아웃’ 등이 뮤지컬에 포함되긴 하지만 굳이 댄스 뮤지컬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뮤지컬이란 장르가 워낙 인기있다 보니 댄스 뮤지컬이란 용어가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매튜 본이 2004년 처음 내한했을 때 기자들은 “당신의 작품을 어떤 장르로 분류하면 되느냐”고 질문했다. 당시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때로는 무용, 때로는 연극, 댄스 뮤지컬, 댄스 시어터로 불리기도 한다. 나도 사실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장지영 기자
[우리 그 얘기 좀 해요-문화계 팩트체크] 노래 없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뮤지컬?
입력 2016-06-29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