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 미로의 손자 푸넷 미로 “할아버지와 안익태, 영감 주고받는 친구였다”

입력 2016-06-27 21:42

스페인에서 가장 존경받는 화가로 꼽히는 호안 미로(1893∼1983)는 야수파·입체파·초현실주의 경향을 모두 받아들여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거장이다. 그가 한국에 잘 알려진 것은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와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1946년 스페인으로 건너간 안익태는 마요르카 교향악단의 초대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미로와 교유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이 개막됐다. 이에 맞춰 미로의 손자 호안 푸넷 미로(석세션 미로 대표·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기자들과 만난 미로 대표는 “할아버지와 안익태 두 예술가는 이웃사촌이자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친구였다”고 소개했다. 개막식에는 안익태의 외손자 미겔 익태 안 기옌도 참석했다.

미로 대표는 “두 분은 산책을 함께하면서 음악과 미술, 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라며 “미로는 안익태의 공연에 참석하고, 안익태는 미로의 작업실을 자주 방문했다고 얘기 들었다. 예술은 서로 다른 나라를 잇는 하나의 매개체”라고 말했다.

전시에는 1981년 작품을 기증받아 운영하는 ‘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 소장품과 미로의 유족들이 경영하는 석세션 미로 소장품 등 264점을 선보인다. 미로의 작업실을 재현해 작가의 손때가 묻은 소품들과 작업도구 100여점을 공개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