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판정 13점 “내 작품”이라던 이우환 화백 “확인할 게 있다” 입장 표명 보류

입력 2016-06-27 18:14 수정 2016-06-27 19:11
이우환 화백이 27일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위작’ 논란에 휩싸인 작품 13점에 대한 감정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구성찬 기자

이우환(80) 화백이 ‘위작(僞作)’으로 판정된 작품 13점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다. ‘내 작품’이라던 기존 입장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프랑스에 머물던 이 화백은 27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찾아 위작으로 감정된 작품 13점을 꼼꼼히 살펴봤다. 이 화백은 오전 9시50분쯤 경찰에 출석하며 “(위작) 논란은 언론이 만들고 있다. 언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화백은 그러나 작품을 살펴본 뒤 떠나면서는 “확인할 게 있다. 모레 다시 오겠다”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이 화백의 법률대리인 최순용 변호사는 “(이 화백이) 위작 판정을 받은 13점을 모두 봤다. 물감이나 기법 등에서 확실하게 위작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입장 표명을 보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화백이 같은 그림을 계속 그린 게 아니고 물감도 여러 종류를 썼다. 작품에 쓰인 물감이 본인이 쓰지 않은 물감인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진품과 대조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 화백은 경찰이 작품의 진위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작가를 배제한 것에 불만을 표출해 왔다. 경찰은 지난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를 근거로 “압수한 13점이 위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캔버스의 제작기법, 물감성분 등이 진품과 다르다는 점이 근거였다. 앞서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국제미술과학연구소 등에 의뢰한 안목감정에서도 12점은 위작이라는 의견을 받았다. 이 화백은 29일 다시 경찰에 출석해 그림의 진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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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