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車 산업 피해만 본다는 미국 측의 오류

입력 2016-06-27 18:24 수정 2016-06-27 21:5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자동차가 3배 이상 증가한 반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2배도 증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로 미국 제조업이 대한(對韓) 무역에서 적자만 보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셈이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자동차는 4만9096대로 한·미 FTA 발효 전인 2011년 1만3669대에 비해 3.6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으로는 12억4195만 달러로 4년 전 3억6288만 달러에서 242.2%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10만5000대에서 24만4000대로 2.3배 늘어난 데 비하면 증가폭이 크다.

업계에서는 FTA로 인한 관세 인하를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2012년 3월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관세는 기존 8%에서 4%로 줄었다. 포드와 크라이슬러, 캐딜락 등 미국 브랜드들은 수입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3사의 판매 실적은 2011년 8252대에서 지난해 1만7501대로 약 2배 증가했다.

한국지엠과 도요타·혼다·폭스바겐 등 일본·독일 업체들도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국내 수입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지엠은 2014년부터 미국산 카마로와 임팔라를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4년 58대였던 판매량은 지난해 6961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수입량은 1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일본·독일계 미국산 자동차는 지난해 2만여대로 늘었다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한 데는 한·미 FTA 이후 미국산 차량의 수입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며 “올해부터 관세 완전 철폐로 미국산 차량의 가격경쟁력이 한층 강화돼 수입 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5월까지 누계 수입대수는 2만816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했다. 2011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4.8배 높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2011년 58만8181대에서 지난해 106만6164대로 늘어 미국차 수입 증가세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는 한·미 FTA 체결 당시 한국차 관세를 4년간 2.5%로 유지키로 하면서 관세 효과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은 그동안 관세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고, 품질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따라 수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