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기 걸그룹 멤버의 역사의식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못 알아봐 국민들의 공분을 산 것입니다. 광고 수익만 300억원을 올리고 각종 공공기관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있는 연예인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는 겁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우리는 과연 역사의식을 가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반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1945년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면서 해방되자 마냥 좋아했었습니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 주일 새벽 북한군이 남침하면서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두 동강 났고 초토화됐습니다. 이때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그냥 노래가 아니라 피맺힌 절규가 됐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비슷한 절규를 하던 선지자가 나옵니다. 에스겔입니다. 저 유명한 솔로몬 왕이 죽은 후에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처럼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왕국으로 분열된 분단국가가 됐습니다. 우리와 똑같이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끌어안고 절규하던 에스겔에게 들려주셨던 하나님의 말씀은 통일조국의 두 가지 소망을 발견하게 합니다.
첫째, 통일은 하나님의 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분단된 조국, 그것도 패망한 조국을 두고 절규하는 에스겔에게 주님이 응답하십니다. 막대기를 가져다가 하나는 남유다 하나는 북이스라엘을 쓰라고 합니다. 그리고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에브라임의 손에 있는 바 요셉과 그 짝 이스라엘 지파들의 막대기를 가져다가 유다의 막대기에 붙여서 한 막대기가 되게 한즉 내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겔 37:19)
무엇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까. 하나님의 손에서 통일을 이루시겠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도 똑같이 말씀하십니다. 미국이 돕고 중국이 전향적으로 나오고 6자 회담이 성공하고,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붕괴돼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하나님 손에서 통일을 이루신다고 하십니다.
둘째, 통일은 우리 손에서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사실 하나님의 손에서 하나가 되게 해주겠다는 응답에 앞선 응답이 있었습니다. “그 막대기들을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 네 손에서 둘이 하나가 되리라.”(겔 37:17) 이게 무슨 말입니까. 하나님의 주권을 믿고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손에서 하나가 되겠지만, 네 손에서 먼저 둘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일이 되려면 하나님의 소원이기 전에 우리의 소원이 돼야 하고 우리 손으로 갈라진 이 두 민족을 이어 붙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17절의 하나와 19절의 하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17절의 하나는 복수형입니다. 우리 손에서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은 아직 불완전합니다. 각자의 분명한 색깔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가 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어 붙였다 하더라도 기도의 손을 모아 남과 북을 이어 붙이면, 19절 말씀처럼 단수로서의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정말 하나가 되게 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1983년 동독 라이프치히의 성니콜라이교회에서 했던 것처럼 통일을 위한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기도의 손을 모을 때,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손으로, 남과 북을 하나 되게 하실 줄 믿습니다.
김종원 목사 (경북 경산중앙교회)
◇약력=△경북대 생물학과, 총신대 신학대학원 졸 △미국 탈봇신학교 성경해석학 박사 △현 대신대 이사
[오늘의 설교] 우리의 소원은 통일
입력 2016-06-27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