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 엔高 수혜보다 세계경기 악화 걱정 더 커

입력 2016-06-26 18:23 수정 2016-06-26 22:21

브렉시트는 1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수출 실적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엔화가치 상승 등 환율 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세계경기 악화로 교역량이 줄어드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관측이 많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엔저(낮은 엔화가치) 정책 기조는 한국 수출 실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었다. 그러던 엔화가 브렉시트 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치가 급등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23일 달러당 104엔 전반 수준이던 엔화는 24일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1달러에 99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 제품은 일본 제품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 특히 일본 업체와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철강업계는 수혜를 볼 수 있다.

일부 품목이 아닌 전체를 놓고 보면 한국 수출 실적에는 환율보다 세계경기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 수출입 교역량은 환율보다는 세계경기에 따라 크게 변한다”면서 “세계경제나 교역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가 중요하지 환율 호재는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브렉시트로 세계 보호무역주의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 영향으로 세계 무역 교역량 자체가 감소해 한국의 수출 실적도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경제가 위축돼 EU로 가는 수출이 줄어들 것이란 점도 우려된다. 전체 한국 수출액 중 EU 비중이 9.1%에 불과하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 때문이다. 중국 전체 수출액 중 대(對)EU 수출액 비중은 약 20%다. 한국은 전체 수출 중 2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그 가운데 약 74%는 중간재 수출이다. 한국이 수출하는 제품을 중국이 가공해 EU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한국이 중국에 중간재 수출을 많이 하는 현재 구조에서는 EU가 어려워지면 중국과 한국이 연쇄적으로 수출 감소를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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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