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브렉시트에 따른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24일 세계 주요 증시가 곤두박질쳤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3% 하락에 그치는 등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금융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개방도가 낮아 직접적인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영국이 중국의 유럽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해온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대유럽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추이훙젠 유럽연구소장은 신화통신에 “브렉시트 후 중국은 더 자유롭고 개방된 영국 시장을 얻는 동시에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으로서의 영국의 역할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위기지만 기회도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영국은 EU 국가 중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장 먼저 가입한 나라다. 또 중국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시장경제지위’ 부여와 중·EU 양자투자협정(BIT) 체결을 지지한 국가다.
이는 브렉시트로 중국이 EU에서 가장 강력한 지지세력을 잃게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런던이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의 금융허브 위상에 도전받을 경우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런던은 홍콩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역외 위안화교역센터가 설립된 곳이다. 장밍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주임은 “중국은 일부 사업을 런던이 아닌 룩셈부르크나 프랑크푸르트 같은 유럽의 다른 중심지로 이전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브렉시트가 중국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왕이웨이 인민대 교수는 “EU의 규제가 사라진 영국은 중국과 더욱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브렉시트가 위안화 국제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리 교수는 “브렉시트가 영국 파운드화는 물론 유로화의 입지를 약화시켜 국제무역과 금융거래에서 달러 독점을 견제할 새로운 통화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결국 위안화가 대체 통화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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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브렉시트 쇼크] 영국과 밀접한 관계… 中에 위기? 기회?
입력 2016-06-27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