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충주시는 당뇨바이오 특화도시 선포 1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중 하나가 제5회 세계당뇨인슐린펌프학회(회장 최수봉 박사)를 유치, 세계 각국에서 온 38명의 해외의사와 국내 의사 및 관계자 200여명이 모여 다양한 논문을 발표, 토론했다.
충주시가 당뇨바이오 특화도시가 된 배경에는 건국대병원 당뇨병센터 소장이자 국제인슐린펌프학회 회장인 최수봉 박사(65)의 공로가 크다. 최 박사가 충주시 당뇨관련 인프라 구축 및 특화도시 조성사업 자문위원으로 활발히 활동해 왔기 때문이다.
6월에도 불가리아 당뇨학회와 2만5000여명이 모인 미국 당뇨학회 강사로 각각 초청받아 ‘인슐린펌프와 당뇨완치’란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던 최 박사는 오는 9월, 뮌헨서 열리는 유럽당뇨학회 논문발표자로도 초청받았다.
“불가리아의 경우도 미국이나 유럽선진국처럼 인슐린펌프 사용에 의료보험 혜택을 주기로 결정할 만큼 인슐린펌프 치료효과를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 박사가 이처럼 국제 당뇨관련 세미나 및 학회에 항상 강사로 초청되는 이유는 그가 1979년, 28세에 인공췌장인 인슐린펌프를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고 인슐린펌프에 관해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슐린펌프가 첫 선을 보인 지 37년이 지난 현재, 12번 모델이 바뀌며 놀라운 기계적 변화를 가져온 이 작은 기기는 손쉽게 인슐린 자동주입이 가능해 수시로 혈당 체크와 계산 기능 등 유비쿼터스 작동이 가능해 졌다. 인슐린펌프 치료로 정상인의 인슐린분비와 매우 유사하게 혈중인슐린 농도가 유지되어 정상인과 같은 양의 음식을 섭취해도 정상혈당치가 유지되고 환자의 췌장 기능도 회복하여 당뇨병의 합병증 예방은 물론이고 당뇨병 초기에는 쉽게 당뇨병 완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인슐린펌프는 수술이 아니며 50g 정도의 휴대가 편리한 기기며 피하지방이 많은 복부에 4mm 정도의 가는 바늘을 꽂아 반창고를 부착하는 정도이다.
“제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인슐린펌프를 적절히 사용하면 완치도 가능한데 기존의 당뇨약에만 의지하다 점점 상태가 중해져 실명하거나 다리를 잘라야 하는 환자를 만나는 것입니다.”
최 박사는 “세계 수많은 의사들이 이 인슐린펌프를 이용한 높은 치료효과에 놀라고 임상으로 증명되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이 치료를 잘 권하지 않아 화가 날 정도”라며 “세계 60여개국에 이 기기를 수출하거나 의료진들과 학술교류를 하고 있는 만큼 이 치료법이 한국에도 적극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는 완치가 안되고 합병증이 반드시 오며, 친구처럼 평생 같이 가야 하는 질병이라는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이 인슐린펌프를 통해 완치되고 합병증이 사라지고 정상인과 다름없이 지내는 분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최 박사는 “환자가 놀랍게 달라져 인사를 올 때마다 의료인으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사명감도 갖는다”며 “계속 더 연구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500만 국내 당뇨환자들이 병을 정복하고 기쁘게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최박사가 출간한 ‘당뇨병 이제 끝?’이란 책도 재판을 거듭하며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힐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집필기간만 2년이 넘게 걸린 이 책은 당뇨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모두 담고 직접 만난 수 많은 당뇨환자들의 임상과 의견을 수록했다. 이 책만 잘 읽어도 당뇨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 최 박사는 “보통 당뇨 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혈당낮추기에만 집중하는데 근본 원인은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는 것이므로 췌장의 기능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충주 당뇨특화도시에 부응해 충주호당내과(원장 김종순·043-853-0995) 설립을 돕고 환자를 위한 당뇨예방 공개강좌도 다니고 있는 최 박사는 당뇨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3가지가 “마음을 잘 다스려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고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며 말씀읽기과 기도를 생활화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EBS 명의에 선정되고 세계를 누비며 강의를 하는 최 박사지만 주일이면 아내 염윤희 집사와 충북 음성의 작은 개척교회를 섬기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고통 속에 있는 당뇨환자들에게 새 삶과 희망을 찾아주는 것에 늘 보람을 느낀다는 최 박사는 크리스천으로서 이웃사랑과 의료선교, 교회개척 등에도 열심을 내고 있다.
“당뇨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인슐린펌프를 개발, 건강을 회복시켜 영육간의 건강함도 선물하고 싶습니다. 크리스천 의사로서 진정한 사명이 무엇인가를 늘 돌아보며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최 박사는 서울 건국대병원(목·금)과 충주 건국대병원(화·수)에서 환자를 진료한다(www.dangin.co.kr·1544-8454·02-2030-5088).
최익천씨 체험 사례
인슐린펌프 착용 11개월 만에 완치의 기쁨
나의 아침은 눈을 뜨면 시력 이상으로 세상이 뿌연 것으로 시작했다. 당뇨병을 앓은지 15년이 넘다보니 몸은 이제 정상기능을 하지 못했다. 밤마다 다리와 손끝이 시리는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었다. 혈액순환이 안되다 보니 발가락이 검게 변하면서 온 몸에 반점이 생기고 가렵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주는 많은 약은 위장장애를 일으켰고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무기력증에 빠져 하루 하루를 고통 속에 지냈다. 당시 내 당뇨수치는 당화혈색소 10.1%, 혈당 400mg/dl 이었다.
어느날 아내가 인슐린펌프를 소개하는 TV방송을 보게 됐고 내게 최수봉 박사를 찾아가 볼 것을 권유했다. 난 당시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진료와 처방을 받고 있었지만 내가 너무 고통스러우니 속는 셈 치고 한번 가보기로 했다.
진료대기실에서 만난 75세 노인 한 분이 아주 건강해 보이시는데 처음 온 내게 “10년째 인슐린펌프를 차고 있는데 너무나 좋고 건강해졌다. 착용을 망설이지 말고 하라”고 진실하게 권하셨다. 갑자기 신뢰감이 생겼다.
상담해 보니 치료효과는 인정하겠는데 비용이 조금 부담되어 망설여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계속 들어가는 이런 저런 약값과 후유증에 따른 부대비용을 생각하면 이것이 더 낫다는 생각에 착용을 결심하고 순서대로 입원을 했다. 2011년 10월28일이었다. 내가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이날이 내 인생이 AD와 BC로 갈리는 역사적인 날이기 때문이다.
10일간 입원이 너무 길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철저한 사용법교육과 운동관리 및 개인별 관리 등을 해주시는데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내가 오히려 요청해 3주간이나 입원해 있었다.
인슐린펌프는 튀김류 및 밀가루 음식 등 일부만 피하고 무엇이든 잘 먹을 수 있기에 기운이 나고 운동이 가능해지고 매사에 자신감이 붙게 된다. 난 인슐린펌프도 열심히 착용하면서 최수봉 박사님이 지시한 규칙을 아주 철저하게 지켰다. 나를 그토록 괴롭혔던 당뇨병에서 해방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2012년 9월, 최 박사님은 내게 희소식을 들려 주셨다. “최익천 씨. 내가 시키는대로 잘 하시더니 당뇨가 완치됐습니다. 이제 인슐린펌프를 차지 않고 정상 생활을 하셔도 됩니다.”
난 내 귀를 의심했다. 불과 11개월만에 모든 수치가 정상인과 같게 나왔다. 높았던 혈압도 낮아지고 운동을 못해 푸석했던 몸도 살이 빠지면서 허리가 줄고 탄탄한 몸으로 바뀌었다. 52세라고 믿지않을 정도로 더 젊어 보인다고 했다. 완치까지 인슐린펌프가 80%, 나의 노력이 20%였다고 느껴진다.
난 초등학교 1학년 늦둥이가 있다. 한창 아플 때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젠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 자신이 생겼다. 나를 질병의 고통과 스트레스에서 구해 주시고 건강을 되찾게 해준 인슐린펌프와 진료해 주신 최수봉 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당뇨병은 완치 가능, 말씀읽기·기도 생활도 치료에 도움”
입력 2016-06-27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