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0, 킬체인·KAMD로 요격 어려워”

입력 2016-06-25 04:00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0(무수단)’이 엔진 성능과 비행거리 측면에서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이와 함께 화성-10의 낙하속도가 마하 15 이상으로 군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구축하고 있는 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로는 요격에 제한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시험 발사는 화성-10의 엔진 성능과 최대 비행거리를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일정 부분 성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엔진 부분에서 안정성을 확보했고 정상 각도로 발사될 경우 사거리는 35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엔진 안정성 강화를 위해 북한은 미사일 동체 하단부에 격자형 날개 ‘그리드 핀’ 8개를 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옛 소련에서 주로 활용됐던 방식이다.

하지만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다섯 번 실패하고 한 번 목적을 달성했다 해도 좀 더 (시험)해야 신뢰성을 확보하지 않겠느냐”며 북의 성공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군 당국 분석에 따르면 화성-10은 길이 12m, 중량 18∼20t에 낙하속도는 마하 15∼16으로 추정됐다.

만약 북한이 화성-10을 발사한 방식으로 남쪽으로 쏜다면 낙하속도가 빨라 KAMD로는 요격이 힘들다. KAMD의 요격 수단인 패트리엇미사일 속도는 마하 3∼4 정도여서 이보다 빠른 미사일을 격추시킬 수 없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가 배치된다 해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국방부는 사드의 속도가 마하 7이지만 최대 마하 14까지 요격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발사한 화성-10이 사드 요격 범위인 고도 40∼150㎞에서는 요격 가능한 속도로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마하 10 이상을 격추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KAMD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함께 화성-10의 엔진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이나 KN-14와 동일한 것이어서 ICBM 기술 진전도 우려되고 있다. 미국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시험 발사로) “ICBM의 신뢰성이 몇 단계 상승했다”며 “2020년대 초 실전배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일 국방 당국은 이날 저녁 차관보급 화상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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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