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發)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였다. 24일 시장의 예상과 다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코스피는 장중 19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시장에는 주식 매매가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은 30원 가까이 폭등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1.47포인트(3.09%) 내린 1925.24로 장을 마쳤다. 2012년 5월 18일(62.78포인트)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지수는 2001.55로 출발했다가 브렉시트 개표 결과에 급격히 출렁거렸다. 장중 1900선이 붕괴되며 1892.7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팔자’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7% 넘게 폭락하다 32.36포인트(4.76%) 내린 647.16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는 1179.9원으로 29.7원이나 급등(원화가치 급락)했다.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화를 팔고 안전하다고 분류되는 달러나 엔화를 사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7.92%, 토픽스지수는 7.26%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2.92%)와 대만 가권지수(-2.30%),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30%)도 하락 마감했다.
유럽과 미국 증시도 급락세로 출발했다.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지수는 장 초반 10% 이상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0% 이상 폭락했고, 유로화와 위안화 가치도 급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급등(엔·달러 환율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100엔 선이 무너지며 2013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99.02엔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와 금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채 금리가 내렸다는 것은 국채를 찾는 수요가 넘쳐 가격이 올랐음을 뜻한다. 국제 금 가격은 6% 넘게 뛰어 온스당 1300달러대로 치솟았다.
예상치 못한 패닉 장세에 우리 정부는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두 차례나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기획재정부 최상목 1차관은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외환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다른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영국과 인도 중앙은행도 긴급 유동성 공급 의사를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확실히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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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 금융시장은 패닉상태 주가 ‘폭락’ 환율 ‘폭등’
입력 2016-06-24 18:15 수정 2016-06-24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