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이 김 의원과 당 사이 ‘네 탓 공방’으로 확대되는 등 새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 검찰 수사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을 향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안철수계의 당 장악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숨죽이고 있던 호남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일 명분이 생겼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2월 창당 이후 공천, 당직 인선 및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문제 등을 놓고 수차례 안철수계와 호남 의원들 사이에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대체로 안철수계의 의지가 관철된 경우가 많았다.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안철수 사당(私黨)이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그러나 박 의원과 이태규 의원 등 창당 과정을 주도한 안철수계는 당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안 대표의 ‘리더십’이 공고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싸우지 않고 일하는 국회’를 공언한 마당에 의원들이 내부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쉽지 않았다. 한 호남 의원은 총선 직후 “당 운영 등과 관련해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이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 의원 사건을 계기로 당내 권력구도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의 칼끝이 안 대표 측근인 박 의원을 향하면서 안철수계의 도덕성과 안 대표의 당 장악력이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당과 무관하다”는 국민의당 설명과는 달리 김 의원 측은 “당이 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은 ‘책임 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안보 행보·국회 미래일자리특위 제안 등 국면전환을 위한 안 대표의 ‘액션’에도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천정배 공동대표, 정동영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의 역할론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 한 초선 의원은 24일 “안철수계가 당에 물의를 일으킨 이상 안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러다 호남당이 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실제 천 대표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안 대표를 대신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장진영 대변인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왕주현 사무부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법원이 검찰의 영장 청구를 공정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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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이슈분석] 흔들리는 안철수 리더십… 당 권력지형 균열 조짐
입력 2016-06-24 18:13 수정 2016-06-24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