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골프 흥행 ‘먹구름’

입력 2016-06-25 04:00

세계 톱 랭커들의 올림픽 불참 선언이 이어지면서 112년 만에 정식 종목이 된 올림픽 골프가 흥행에 위기를 맞고 있다.

24일 현재 불참을 밝힌 골프선수는 세계랭킹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비롯해 애덤 스콧, 마크 리슈먼(이상 호주), 루이 우스트히즌, 샬 슈워츨(이상 남아공), 비제이 싱(피지),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등이다. 매킬로이와 함께 아일랜드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던 그레임 맥도월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림픽 불참에 동참했다. 그는 “내 아내가 임신해 가족들이 당분간 해외에 나갈 수 없다”고 했다. 매킬로이는 국적은 북아일랜드이지만 올림픽에는 아일랜드 대표로 나설 계획이었다.

매킬로이의 불참 선언은 그동안 올림픽 출전을 내심 망설이던 선수들의 최종 결심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브라질 현지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선수들은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를 비롯해 2위 조던 스피스, 6위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인 9위 대니 윌렛(잉글랜드) 등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현재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올림픽 출전이 확실한 선수는 더스틴 존슨, 버바 왓슨(이상 미국),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까지 네 명뿐”이라고 보도했다. 남자 골프 빅4 가운데 3명이 빠지고 톱10 가운데 6명이 빠진다면 올림픽 골프는 흥행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여자 골프도 마찬가지다. 세계랭킹 3위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 등으로 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8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선수들이 올림픽을 외면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지카바이러스 때문이다. 매킬로이는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적다고 하더라도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데이도 “매킬로이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가족, 에이전트와 상의 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이 올림픽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는 탓도 있다. 선수들은 올림픽을 일반 투어와 메이저 대회 중간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8월 11∼14일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총상금 480만 달러)이 정상적으로 개최된다. 선수들은 지카바이러스와 치안불안의 위험 대신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흥행을 위해서는 상위권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하고 있는 올림픽 출전권 부여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남녀 각각 60명씩이 출전하는 올림픽에는 세계랭킹 15위 안 선수에게는 국가당 4명씩, 16위 이후 선수에겐 국가당 2명씩 출전권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은 남자 골프 세계랭킹 60위 안에 28명이 있지만 단 4명만 출전할 수 있다. 세계랭킹 60위안에 26명이 포진하고 있는 한국 여자 골프도 4명만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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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