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사무총장 사퇴로 고비 넘겼지만… 與 ‘불안한 봉합’

입력 2016-06-24 04:00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던 권성동 사무총장이 23일 결국 물러났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경질 사유가 복당 결정 때문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유감을 표명하자 권 사무총장은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사무총장에 임명된 지 3주, 무소속 일괄 복당 결정이 나온 지 1주일 만이다. 이로써 복당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회의에서 후임 사무총장 임명을 공식화했다. 그는 “제가 사무총장을 교체해야겠다고 한 이유는 당무 보좌에 대한 견해차 때문”이라며 “그동안 권 사무총장의 노고가 많았는데 이런 결정을 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어 “당의 기강과 화합 차원에서 후임 사무총장은 중립적이고 유능하고 능력 있는 인사로 하겠다”고 말했다. 키워드는 당무 보좌에 대한 견해차, 유감 표명, 중립적인 인선이었다. 권 사무총장은 즉각 “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비대위를 잘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힌 만큼 (사퇴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권 사무총장은 1주일째 계속되는 거취 논란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자 스스로 물러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권 사무총장은 비대위 회의가 끝나고 여의도 한 식당에서 비대위원들과 송별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권 사무총장 사이를 중재한 건 정진석 원내대표였다. 정 원내대표가 전날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선동 의원을 만나 “교체 이유를 당무에 관한 견해차로 하자”고 제안하면서 물꼬가 트였다고 한다. 후임 사무총장은 오는 8월 9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물러나는 한시적 자리지만 전대 실무 작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역할은 가볍지 않다.

친박계는 이번에도 뜻을 관철시켰다. 비박(비박근혜)계는 ‘엉뚱한 데에 화풀이한다’는 논리로 권 사무총장을 비호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비대위는 이날 주호영 장제원 이철규 의원의 복당을 승인했다. 공천 때 탈당했던 7명의 복당이 완료돼 새누리당 의석은 129석으로 늘었다.

[정치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