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2018년까지 팔기로 했다. 당초 대우조선 정상화 시기를 2019년으로 예상하고 이후 제값을 받고 매각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대우조선을 포함한 132개 비금융 출자회사를 2018년까지 조기 매각하기로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은 16년간 매각 기회가 있었지만 실행하지 못한 게 큰 아쉬움”이라며 “빠르고 과감하게 결단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정상화 여부보다 3년 내 조기 매각에 방점을 찍었다. 산은은 올해 46개 비금융 출자회사를 매각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또 대우조선 정상화와 관련해 3가지 시나리오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게 계획대로 이뤄지는 경우, 다음 달 인도 예정인 드릴십 계약이 늦어지는 경우, 해양플랜트가 제 타이밍에 인도되지 못하는 경우로 상정하고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면 5조3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은 대우조선 추가 지원과 관련해 “지난해 4조3000억원 지원했던 부분에서 아직 1조원 한도가 남아 있다”며 “추가 지원 문제가 언급될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여신 분류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책은행은 국가적 환경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건전성 하향 조정을 판단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산은은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산은의 역할과 업무과정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산업·금융계 연구원과 교수, 컨설팅업계 등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특별자문단을 꾸려 구조조정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도 이날 혁신안을 발표했다. 수은은 구조조정전문위원회와 외부자문단을 신설해 구조조정 역량을 늘리고, 부실여신 비율을 2%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두 은행 혁신안을 보는 전문가들 반응은 싸늘하다.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국책은행의 혁신안은 본말과 선후가 뒤바뀐 내부 개선책에 불과하다”며 “국책은행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서 손을 떼고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구조조정 시스템을 통합하는 방안과 국책은행 기능 재편 방안 등 본질적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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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산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3년 내 조기 매듭짓기로
입력 2016-06-23 18:14 수정 2016-06-23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