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란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물건을 몰래 훔치는 것이다. 성경에 기록된 인류 역사의 첫출발은 절도인 것 같다. 하나님은 아담의 갈빗대를 몰래 빼내 여자를 만드셨다. 그러나 아담은 여자를 보고 크게 기뻐했다(창 2:21∼23). 하나님은 아담의 몸을 훔친 게 아니라 선물을 주셨던 것이다.
반면 아담은 하나님이 주지 않은 선악과 열매를 먹었다(창2:16∼17). 아담은 선악과를 절도한 대가로 죽음을 맞았다(창3:19).
이삭이 그랄 땅에 있을 때 목자들은 우물을 흙으로 막고, 이삭의 우물을 두 차례 훔쳤다(창 16:15∼21). 야곱은 라반의 목장에서 20년간 양을 길렀지만 빈털터리였다. 그는 고육지책으로 라반과 아롱지고 점 있는 양을 자신의 삯으로 계약했다(창 30:25). 그 후 많은 양떼를 얻게 되자 라반의 아들은 야곱이 양을 절도했다고 모함했다(창 31:1∼16).
라반은 모함을 피해 도망친 야곱을 뒤쫓아 라헬이 훔쳐 간 드라빔을 찾는다(창 31:19). 요셉은 애굽에 온 형제들의 양식주머니에 자신의 은잔을 몰래 집어넣었다. 그는 형제들을 절도범으로 몬 다음에 베냐민을 인질로 삼았다(창 44). 성경 속 절도이야기는 절도를 하지 말아야 할뿐 아니라 절도를 당하지도 말 것을 주문한다. 이런 맥락에서 십계명 중 제8계명은 “도둑질하지 말라”이고, 제10계명은 “이웃의 물건을 탐내지 말라”이다.
형법 제329조는 절도를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또 절도한 자에게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정했다.
의뢰인 가운데 습관적으로 절도를 하는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백화점 쇼핑을 할 때 물건을 훔치는 도벽이 있었다. 그녀는 집도 있고 부유했다. 그러나 그녀에겐 사랑하는 남편과 가족이 없었다. 의뢰인은 애정결핍 때문에 절도를 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녀에게는 돈보다 사랑이 필요했던 것이다.
범죄학은 범죄의 원인을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불합리한 사회제도 등에서 찾는다. 나는 구치소를 방문할 때마다 대다수 범죄자들이 정상적인 가정에서 성장하지 못한 애정결핍자인 사실을 발견했다. 바울은 남을 사랑하는 자는 강간, 살인, 절도 등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라고 알려준다(롬 13:8∼10). 바울 역시 범죄의 원인을 사랑 결핍에서 찾았다.
우리는 사랑의 근원이 예수님이심을 믿는다. 믿음 안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바라본다. 주님은 우리 마음이 세상에 뺏기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하셨다.
“나보다 먼저 온자는 다 절도요 강도니 양들이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도적이 오는 것은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10:8,10).
물질의 절도는 순간적인 피해를 준다. 그러나 영혼의 절도는 영원한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박상흠 변호사 <동아대 법무감사실 법무팀장>
[박상흠 변호사의 법률 속 성경 이야기] 물질의 절도와 영혼의 절도
입력 2016-06-24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