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야외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의 시즌이다. 그런데 한 달 뒤 열리는 일본의 유명 록 페스티벌을 두고 때아닌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 달 22일 열리는 ‘후지 록 페스티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자위권 법안 반대에 앞장선 대학생 단체 ‘실즈(SEALDs)’의 리더 오쿠다 아키(24)가 게스트로 참석하기로 하면서 인터넷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23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오쿠다가 축제에서 안보법, 오키나와 문제, 헌법 개정 등 민감한 정치적 현안을 놓고 사회자와 대담을 나누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이 “록 페스티벌이 노골적인 정치무대가 됐다” “순수한 음악을 즐기고 싶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트위터에는 ‘음악에 정치를 반입하지 말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반대 목소리도 뜨겁다.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한 록밴드 멤버는 트위터에 “원래 록 페스티벌에는 사회운동가와 가수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펼쳤다”며 “록의 정신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아사히는 1960년대 미국에서 록 페스티벌이 탄생했을 때도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운동이 활발했다고 소개했다. 문화평론가인 하기와라 겐타도 “원래 대중문화는 기성 권력의 안티테제를 형성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4대 록 페스티벌인 후지 록 페스티벌은 1997년 시작돼 올해로 20년째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이 페스티벌에서는 반핵 운동과 시사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참의원 선거가 있는 올해는 선거 결과와 시사 현안을 함께 논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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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저항이 록스피릿” vs “정치 안돼”… 후지록페스티벌에 안보법 ‘불똥’
입력 2016-06-23 18:45 수정 2016-06-23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