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권 도전’ 직행… 전대 불출마 선언

입력 2016-06-24 04:00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5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참석해 강연에 앞서 학생들과 함께 몸을 풀며 웃고 있다. 김 의원은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당권 경쟁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경선 구도는 송영길 추미애 의원이 2강(强)을 형성한 가운데, 이종걸 의원이 가세한 3파전 양상이다.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결정 등을 이유로 입장 표명을 미뤄왔던 김 의원은 23일 ‘8·27전대 불출마 선언문’을 내고 “우리 당 의원들의 내공이 깊어 제가 아니라도 당은 수권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대학생 대상 강연에서 “지금 당대표를 맡기엔 스스로 준비가 덜 돼 있다”고 설명했다.

8·27전당대회의 최대 이슈였던 ‘김부겸 변수’가 사라지면서 당권 경쟁 구도도 뚜렷해지고 있다. 송영길 추미애 의원은 이미 출마를 공식화했고, 직전 원내대표였던 이종걸 의원도 출마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김 의원의 당권 도전을 독려했던 박영선 의원은 불출마할 것이라는 것이 지인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마음을 바꾼다면 비중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진표 신경민 의원 측은 여전히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송 의원과 추 의원은 지난 20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광주시당 당직자 워크숍에 참석하는 등 ‘호남 구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대선 주자들을 향한 ‘러브콜’도 아끼지 않았다. 송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내년 대선에서는 비호남 인사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호남 출신의 당대표와 손을 잡고 뛰는 것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높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추 의원도 PBC라디오에서 “과거 당이 (대선) 후보를 돕지 못하고 흔든 전례가 절대 반복돼선 안 된다. 대선 후보를 지켜줄 깊은 신뢰를 만들어낼 당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당대회는 20대 총선 이후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표심이 핵심 변수다. 한 다선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대 총선 이후 우리 당 의원의 60% 이상이 친문이라고 할 수 있고, 지난해 입당한 10만 온라인 당원 역시 친문 지지 성향이 강한 이들”이라며 “결국 문 전 대표가 손을 들어주는 사람이 새 대표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당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친문 진영은 권역별 최고위원으로 호선될 수 있는 시·도당위원장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박남춘 의원은 인천시당위원장, 김경협 의원은 경기도당위원장 도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의 한 중진의원은 “시·도당위원장은 지역조직을 관리하기 때문에 친문계가 내년 대선 경선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 같다”며 “친문계가 시·도당까지 장악하면 문 전 대표가 수월하게 당의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재선 의원은 “친문계가 당의 하부조직을 장악한 상황에서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게 되면 경선의 역동성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뉴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