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9개월 만에 KLPGA 출격

입력 2016-06-23 17:59 수정 2016-06-24 00:3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데뷔 2년차인 장하나(사진)는 올 초 뜻밖의 사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난 3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참가차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나서던 중 장하나의 아버지가 에스컬레이터에서 놓친 가방에 뒤따르던 전인지가 부딪쳐 넘어졌다. 이 때문에 허리부상을 당한 전인지는 한 달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그 대회에서 장하나가 우승했고 춤까지 추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후 양측의 감정싸움이 가세하면서 장하나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한 달 이상 대회를 걸러야 했다. 이 때문에 시즌 초 데뷔 2승을 거두며 한 때 세계랭킹 5위로 승승장구하던 장하나는 떼놓은 당상이었던 리우올림픽 국가대표도 위태롭게 됐다. 23일 현재 세계랭킹도 9위로 밀려나 국내 선수 중 5위로 떨어졌다. 국내 선수 중 4위 안에 들어야 따낼 수 있는 올림픽 티켓은 멀어만 갔다. 하지만 최근 박인비 부상이란 변수가 생겼다. 왼손 엄지 부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인비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면 올림픽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힌 것.

올 해 힘들게 10개 대회를 마치고 최연소 LPGA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박인비는 부상 치료를 위해 다음 달 열리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과 8개국 국가대항전인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도 불참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박인비(3위)가 올림픽을 포기하면 다음 순번인 장하나가 그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유소연(11위)이 뒤쫓고 있지만 남은 일정상 순위가 뒤집혀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빈혈 증상과 불면증으로 한 달여간 치료에 집중해온 장하나는 23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CC에서 개막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다. 첫날 같은 조에서 박성현과 맞대결한 장하나는 1오버파 공동 56위로 2언더파 공동 22위인 박성현에 뒤졌다.

장하나는 “정상 컨디션의 70% 밖에 회복되지 않았다”며 “박성현이 장타만 치는 선수라 생각했는데 경기해보니 노련미도 갖췄다”고 칭찬했다. 장하나는 다음 주 중국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 무대에 복귀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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