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의 허브(Hub)화 전략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잇따른 환승 경쟁력 제고 방안에도 환승객 수는 오히려 줄고 있고, 국제 화물수송 순위 역시 경쟁 공항에 밀려 하락했다. 내국인 이용객 급증과 상업시설 임대료 수입 증가로 덩치는 커지고 있지만 외형에 걸맞은 내실을 갖춰가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인천국제공항 환승객은 303만91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5만172명보다 11만명 정도 감소했다. 환승률도 줄어 지난해 1∼5월 누적 환승률이 15.1%였던 데 반해 올해 같은 기간 환승률은 13.3%로 낮아졌다. 환승객은 인천공항을 거쳐 다른 목적지로 이동하는 승객으로 허브 공항 경쟁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해외 주요 허브 공항의 경우 환승률이 최소 20%를 넘는다.
인천국제공항의 환승객은 2001년 162만6642명에서 2013년 771만250명으로 급속히 증가했지만 2014년 725만1148명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환승률도 2013년 18.7%까지 올라갔다가 20%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내려왔다. 지난해 741만6850명으로 다소 회복하긴 했지만 올 들어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환승객 감소는 일본, 중국 등 인접국의 직항노선 확대 등 항공정책 변화, 국적항공사의 수익성 중심 노선 운용에 따른 노선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중동 항공사의 저가 공세 역시 환승객 감소의 원인이다.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환승 경쟁력 증대 방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인천공항을 세계 10대 환승 공항으로 만들겠다며 항공사 환승 인센티브 확대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는 국적항공사 환승 수송 확대를 위해 운수권 배분 시 항공사 간 환승 연결 기여도를 포함하는 방안 등을 포함시켰다. 환승객 유치 목표도 후퇴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4년 12월 ‘도약 2017 0 to 5’를 발표하면서 2017년까지 환승객 10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5월 달성 시점을 3년 늦췄다.
화물 환적률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3년 42.9%였던 환적률은 2014년 40.6%, 2015년 39.8%로 낮아졌다. 이 같은 영향 등으로 국제공항협의회(ACI) 집계 결과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의 국제 화물 수송 순위는 전년도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아울러 전체 매출에서 항공기 착륙·관제료 등 여객과 항공기 처리에서 발생하는 항공수익 외에 상업시설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해 손쉽게 수익을 낸다는 비판도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올해 면세점, 환전소 등 상업시설 임대로 벌어들이는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항들도 비항공수익 확충을 위해 노력하지만 인천공항의 비항공수익 비중이 경쟁 공항들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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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기획] 인천공항 흔들리는 ‘허브’ 전략… 환승객 줄어들고 국제화물 수송 순위도 내리막길
입력 2016-06-24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