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피서를 낭만과 환상이 어우러진 영화와 함께 즐기는 건 어떨까. 스무 살을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포스터)가 7월 21∼31일 경기도 부천 일대에서 열린다. 영화제집행위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영작을 발표했다. ‘사랑·환상·모험’을 주제로 302편(장편 189편·단편 113편)이 상영된다. 지난해 235편보다 67편이 늘어나고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을 위한 산업프로그램이 신설됐다는 게 올해 영화제의 특징이다.
개막작은 미국 맷 로스 감독의 가족 코미디 ‘캡틴 판타스틱’이 선정됐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의 깊은 숲 속에서 살다 세상으로 나온 한 가족의 성장 스토리를 유머러스하게 담았다. 배우이자 감독인 맷 로스는 ‘28 호텔 룸’(2012)으로 데뷔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에비에이터’(2004)에서는 배우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캡틴 판타스틱’은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을 받았다.
상영작은 섹션별로 다양하다. 전 세계 최신 작품을 소개하는 ‘부천초이스’ 부문에는 프랑스 아르노 라리외·장 마리 라리외 감독의 ‘패티와의 스물 하룻밤’, 나홍진 감독의 ‘곡성’ 등이 초청됐다.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코미디·로맨스 부문인 ‘월드판타스틱 블루’, 호러·스릴러 마니아를 위한 ‘월드판타스틱 레드’, 어린이·청소년과 가족이 즐기는 ‘패밀리 존’, 표현과 주제에 있어 금기를 넘어선 ‘금지구역’ 등이 마련됐다.
역대 영화제 작품을 다시 보는 ‘판타스틱 걸작선’에는 프랑스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아멜리에’, 미국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 등이 다시 관객을 찾는다.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 대표 스튜디오 ‘고몽’의 대표 장르 영화특별전, 아티스트 데이빗 보위 추모전 ‘지구로 떨어진 검은 별’, 한국영화 신작을 발굴·지원하기 위해 ‘코리안 판타스틱’ 섹션도 신설했다. 폐막작은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이다.
영화산업 진흥을 위해 영화 제작지원과 교육 프로젝트가 연계된 ‘나프’, 영화감독·프로듀서와 산업관계자 비즈니스 미팅을 주선하는 ‘나프 잇 프로젝트’ 등 기존 프로그램과 함께 작가의 시나리오가 영화화되도록 지원하는 ‘부천영화제 인더스트리 개더링’(BIG)을 새로 만들었다. 영화제 홍보 축하공연 ‘스타트 유어 판타지’, 상영관 주변 곳곳에서 펼쳐지는 거리 공연 ‘무브먼트’, 가상현실 돔에서 열리는 동영상 체험전 등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올 여름 부천서 ‘영화 피서’ 어때요… 내달 21∼31일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입력 2016-06-23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