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운명의 날… 세계도 숨죽였다… 오늘 ‘EU 탈퇴’ 국민투표

입력 2016-06-23 00:41 수정 2016-06-23 01:07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이틀 앞둔 21일(현지시간)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개최된 TV토론에서 찬반 진영이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탈퇴파(무대 왼쪽)에선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잔류파에선 루스 데이비드슨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가 주된 토론자로 나섰다. AP뉴시스
22일 마지막 찬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오른쪽)와 존슨 전 시장의 모습. AP뉴시스
세계 5위 경제규모를 가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가 23일(현지시간) 실시된다. 투표 결과에 영국의 미래가 달려 있을 뿐만 아니라 EU와 유럽대륙 전체의 위상에도 직접적 파장을 주게 된다. 특히 탈퇴가 결정되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면서 미국 월가가 휘청거리고, 그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온 세계가 숨을 죽인 채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투표는 오전 7시 시작돼 오후 10시(한국시간 24일 오전 6시)에 끝난다. 18세 이상의 국내외 유권자 4650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개표는 382곳에서 실시되며 공식 결과는 현지시간 24일 오전 7시쯤(한국시간 오후 3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투표지는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할까요, 탈퇴해야 할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잔류’와 ‘탈퇴’라는 2개의 빈칸 중 한 곳에 표기하도록 돼 있다.

워낙 찬반이 팽팽해 섣불리 결과가 어떻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장 최근 조사인 지난 20일의 서베이션 여론조사에서는 ‘잔류’ 대 ‘탈퇴’가 45%대 44%로 초박빙이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19일 조사에서도 42%대 44%로 ‘탈퇴’가 2% 포인트 높았다. 두 조사에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표가 각각 11%, 13%여서 이들의 막판 선택이 영국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그런 만큼 양측의 막판 여론전도 치열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1일 런던 다우닝가 총리집무실 앞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자녀와 손주의 꿈과 희망을 생각해 신중히 투표해 달라”고 ‘잔류’를 호소했다. 지원사격에 나선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민이 탈퇴를 결정하면 자해(自害)를 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탈퇴파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마지막 TV토론에서 “탈퇴가 결정되는 날은 영국의 진정한 독립기념일”이라며 “잔류파의 경제위기론은 과장됐다. EU를 벗어나야 더 잘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보수진영은 최근 수년간 이민자 유입이 급증하고 EU의 과도한 규제로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탈퇴 목소리를 키웠다. 이에 캐머런 총리가 지난해 5월 총선 때 보수층 결집을 위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세워 이번 투표에 이르게 됐다. 캐머런 총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꼭 한번 거쳐야 할 투표이기에 공약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결과에 상관없이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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