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6번째로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계열 미사일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증원전력이 파견될 주일미군 기지와 태평양상 미군기지가 모두 북한 공격권에 들게 됐다.
무수단 미사일은 2007년 시험발사 없이 실전배치돼 그간 성능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무수단 미사일은 러시아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을 모방해 만들어 어느 정도 안정성이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들어 북한이 실시한 5차례 시험발사가 모두 실패하자 무수단 미사일에 기술적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북한이 4월 15일 무수단 미사일을 처음 발사했을 때는 수초 만에 상승 단계에서 자세도 잡지 못하고 폭발했으며 같은 달 28일 오전 2차 발사 때는 수백m도 날아가지 못하고 추락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탑재된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패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추진체 추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화제를 배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거나 기존 무수단 미사일을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도록 개량하는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그간 발생한 결함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20일 미국 핵잠수함 미시시피호의 방한을 비난하는 담화에서 “B-52H 전략폭격기가 이륙하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미국의 대조선 침략 및 병참 보급기지들까지 정밀 타격권에 집어넣은 지 오래”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북한은 이번에 통상 발사각도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해 사거리 조절 능력을 보여줬다. 무수단 미사일은 45도로 발사해 3000㎞ 이상 비행하지만 발사각도를 높인다면 3000㎞ 이내 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6번째 미사일은 고도 1000㎞까지 상승했다 내려온 것으로 알려져 발사체 추력이 상당히 강해졌고 제한적이기는 하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시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권 재진입은 중장거리 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빠른 속도도 대기권에 재진입 시 발생하는 고열을 탄두가 이겨내고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 고난도 기술로 북한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앞서 재진입체 기술 지상 실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하며 사진까지 공개했지만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재진입 능력을 성공시켰는지는 확실치 않다. 만약 성공했다면 소형화된 핵탄두를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어 괌 기지에 대한 핵공격도 가능해진다. 또 앞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핵탄두 탑재에 한·미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북한이 거듭되는 실패에서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집착한 것은 태평양상 미군기지 공격 능력을 갖춰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ICBM과 함께 ‘핵무력의 완성’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한반도 유사시 증원전력을 차단하고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용한 카드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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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괌·주일미군기지 타격권… 北 ‘핵탄두 탑재’ 실험에 촉각
입력 2016-06-23 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