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혁신속도 100㎞라면 한국은 59㎞ 서행중… 中에도 뒤져”

입력 2016-06-22 18:26 수정 2016-06-22 21:39

국내 제조업체들이 혁신속도 면에서 주요 글로벌 업체들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자아비판’을 내놨다. 심지어 한수 아래로 봤던 중국 업체들보다 혁신 역량이 뒤처진다는 냉정한 진단을 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0여곳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 혁신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이 같은 답변이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업종 내 최고 혁신기업이 시속 100㎞ 속도로 변한다고 할 때 귀사의 혁신 속도는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제조업체들은 “평균 58.9㎞”라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전자, 자동차 산업이 각각 63.8㎞, 65.5㎞로 그나마 혁신 속도가 빠른 편이었고 구조조정 대상인 중후장대 업종(조선 57.7㎞, 철강 54.8㎞, 기계 52.7㎞)은 더딘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응답 기업의 84.7%는 “중국의 혁신 속도가 한국보다 빠르다”고 인식했으며 중국이 시속 100㎞ 속도로 변할 때 한국 기업은 평균 70.9㎞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울산의 한 반도체 부품 생산 업체 관계자는 “우리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3∼4년 나긴 하지만 인재들을 대거 싹쓸이하는 경우가 많아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과거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를 통해 세계가 놀랄 만한 고속 성장을 일구었지만 ‘속도의 경제’ 시대인 지금 우리 기업의 혁신 속도는 중국에도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가장 효과적인 혁신 정책으로 ‘혁신을 위한 자금지원’(44.3%)을 꼽았다. ‘미래 신산업 성장기반 구축’, ‘실패 기업인의 재도전 지원’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경제뉴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