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터리’ 트럼프 캠프

입력 2016-06-22 19:40 수정 2016-06-22 21: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1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유세 환호하는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자금이 바닥났다. 잔고는 130만 달러(약 15억원)에 불과하다.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4200만 달러·약 486억원)의 약 3%다.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의 형편없는 모금실적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는 “내 돈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했지만 이미 4570만 달러(약 529억원)의 빚이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와 클린턴의 선거자금 잔고를 분석했다. 트럼프 캠프가 신고한 잔고는 6월 기준 130만 달러다. 4년 전 밋 롬니 후보가 같은 시기에 모금한 돈은 3400만 달러(약 394억원)다.

자금난에 시달리다 보니 트럼프는 아직 TV광고 한 편 내보내지 못했다. 선거사무소는 문을 닫거나 파리만 날린다. 네바다주 선거사무실은 지난주 문을 닫았고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사무소에는 직원이 한 명만 남았다. 트럼프의 선거운동원은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 있는 70여명과 가족이 전부다.

자금 압박에 뒤늦게 모금에 나섰지만 신통치 않다. 트럼프는 올랜도 총기참사 여파로 지난주 보스턴 모금행사를 취소했다. 대신 맨해튼 모금에 기대를 걸었지만 참가비가 500달러에 불과한 데도 겨우 260명이 등록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의 낮은 실적은 공화당의 큰손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들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노스웨스트항공과 메리어트호텔 회장을 지낸 프레드 말렉은 2008년 존 매케인 후보의 자금책임자였다. 그는 “워싱턴DC에서 트럼프를 위해 모금활동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나도 트럼프로부터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경선을 치르면서 개인 돈을 5000만 달러 넘게 썼다”며 “필요하다면 무제한 현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WP는 “트럼프가 지난달에도 부동산을 처분하겠다고 했지만 단기간에 거액을 마련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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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