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태양열 비행기

입력 2016-06-22 19:36

라이트 형제가 제작한 플라이어호는 103년 전 12초 동안 하늘을 날았다. 세계 최초로 엔진을 이용한 비행이었다.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비행기 성능은 크게 향상됐다. 제트엔진과 항법장치는 비행기를 명실상부한 교통수단 반열에 올려놓았다.

스텔스기는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적의 레이더, 적외선탐지기 등에 잡히지 않는 군용기가 속속 등장했다. 최첨단 군용기의 스텔스 기능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위력적이다.

비행기의 진화 과정에서 관심을 끄는 것이 태양열 비행기다. 태양전지판을 통해 얻은 전기 에너지로 프로펠러를 돌려 비행한다. 태양열 비행기 ‘솔라 임펄스1’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시험비행, 유럽∼북아프리카 비행, 미 대륙 횡단 기록을 세웠다.

솔라 임펄스1의 성능을 개량한 ‘솔라 임펄스2’가 지난해 3월 1만7000여개의 태양전지판을 달고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를 이륙했다. 3만5000㎞를 12구간으로 나눠 5개월간 세계를 일주하는 여정에 나섰다. 이 비행기의 무게는 2.3t에 불과하다. 초경량을 위해 기체를 탄소섬유로 만들었다.

솔라 임펄스2는 오만 인도 미얀마 중국을 거쳐 지난해 6월 미국 하와이로 향했다. 악천후를 만나 일본 나고야에 기착했다가 하와이까지 8924㎞를 117시간 이상 비행했다. 세계 일주 프로젝트 중 최장 논스톱 비행이다. 하와이에서 장기간 정비를 받고 미국 뉴욕에 안착한 솔라 임펄스2는 스페인 세비야로 가기 위해 대서양을 횡단하고 있다. 다음 목적지는 출발지 아부다비다. 일정이 길어졌지만 9부 능선은 넘었다.

대기오염과 오존층 파괴, 온난화가 지구를 위협한다. 항공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4∼5%에 달한다. 태양열 비행기는 청정에너지를 사용한다. 솔라 임펄스2의 캐치프레이즈는 ‘미래는 깨끗하다’이다. 깨끗한 미래는 인간이 하기에 달렸다. 솔라 임펄스2의 ‘완주’를 기대한다.염성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