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亞 최종예선 앞둔 슈틸리케호, 크로아티아 vs 스페인전 벤치마킹 필요

입력 2016-06-22 21:18

‘무적함대’ 스페인과 ‘동유럽의 강자’ 체코가 유로 2016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이달 초 열린 ‘슈틸리케호’의 유럽 원정 평가전 2연전 상대였다. 태극전사들은 스페인과 체코의 동반 패배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스페인은 22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1대 2로 역전패했다.

이미 16강 진출에 성공한 스페인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선발 명단을 대거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주전을 전원 투입했다. 크로아티아를 꺾고 조 1위에 오르겠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 조 1위를 차지하면 16강전에서 비교적 약체인 다른 조 3위 팀과 만날 수 있었다.

보스케 감독은 전반 6분 알바로 모라타가 골을 터뜨리자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후 그는 더 이상 웃지 못했다. 조별리그 1, 2차전을 치른 스페인 선수들은 전반 후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고,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도 떨어졌다.

크로아티아는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의 부상, 마리오 만주키치의 컨디션 난조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안테 차치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두 선수 외에 경고 누적 위험이 있는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이반 스트리니치, 도마고이 비다 등 주전급 선수들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런 다음 시메 브르살리코, 틴 예드바이, 마르코 로그, 마르코 피아차 등 어린 선수들에게 선발 출장 기회를 줬다. 젊은 피를 수혈한 크로아티아는 단단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지친 스페인을 무너뜨렸다. 이반 페리시치와 니콜라 칼리니치는 나란히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스페인은 기존 체제를 유지해 이기자는 안이한 판단을 한 대가로 16강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만나게 됐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과감한 결단으로 대어를 낚고 조별리그 2승1무로 조 선두를 차지했다. 스페인전에서 1대 6으로 대패한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크로아티아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체코는 이날 터키와의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졸전 끝에 0대 2로 완패했다. 조 최하위(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 체코는 이번 대회에서 예전의 임팩트를 보여 주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허점을 보였다.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수비로 일관하다가 0대 1로 패했고,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선 후반 30분까지 0-2로 끌려가다 관중 난동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2대 2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체코전에서 2대 1로 이겼다. 한국이 잘했다기보다 체코가 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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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