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아녜요. 제가 더 감사합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초청행사 넷째 날인 21일 미8군사령부 밴플리트룸에서 인사를 나눈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와 토마스 스티븐스(83) 차기 미 한국전참전용사협회장은 서로에게 거듭 감사를 전했다.
소 목사가 “66년 전 아무런 대가 없이 참전했던 용사들의 은혜를 잊을 수 없다”고 하자, 스티븐스 회장은 “우리를 잊지 않고 초청해서 귀한 시간을 갖도록 해줘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연신 고마워했다.
2007년부터 10년째 초청행사를 진행해 오면서 새에덴교회와 미 한국전참전용사협회는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양국 정부에서도 확인하기 힘든 한국전쟁 전사자들의 유가족들을 수소문해 초청하고 참전용사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를 전하는 일에 힘을 모았다.
특히 10회째인 올해는 한국전쟁 실종자와 포로들의 가족을 찾는 데 집중했다. 소 목사는 “실종자와 전쟁포로들은 사망자 기록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전사자들보다 훨씬 찾기가 힘들다”며 “그래서 목숨 바쳐 헌신했음에도 쉽게 잊혀지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스티븐스 회장은 “미국의 경우 정부와 교회의 영역 구분이 엄격해 교회가 정부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새에덴교회가 10년째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미 한국전참전용사협회장에 취임하는 그는 공군 상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한국전쟁 때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투기를 타고 북한 지역을 폭격하는 임무를 수행했지요. 출정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항상 기체에 손을 대고 기도했습니다.”
그는 1952년 10월부터 약 6개월 동안 27번의 작전을 무사히 수행한 뒤 귀환했다. 왼쪽 손목에 빌립보서 4장 13절이 새겨진 고무 밴드가 눈에 띄었다.
소 목사는 “풍전등화에 놓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참전한 용사들에게 감사를 전하지 않을 수 없어 한 분 한 분 초청하게 됐다”며 “이들이 없었다면 한국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얻을 수도, 이만큼의 부흥을 이룰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10년간 행사를 진행하면서 시련도 있었다. 소 목사는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처음 초청했을 때만 해도 ‘단발성 이벤트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6월이 되면 주위에서 반가운 목소리로 참전용사들이 언제 오는지 물어보곤 한다”며 웃었다.
최기영 기자
[미국 참전용사 방한] “아무런 대가 없이 참전한 은혜 못 잊어”
입력 2016-06-22 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