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덴교회는 한국전 참전용사를 초청해 공적을 기리는 행사를 올해로 10년째 이어가고 있다. 정부를 대신해 민간외교 사절의 역할을 톡톡히 감당하고 하고 있는 셈이다.
2006년 1월의 한 만남이 계기가 됐다. 당시 소강석 목사는 마틴 루터 킹 국제평화상을 받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다가 참전용사 래리 레딕씨를 만났다. 경기도 동두천과 의정부, 평택 등지에서 싸웠다는 그 노병은 당시 허리의 총상 자국을 보여주며 “전쟁이 끝난 뒤로는 한 번도 한국에 가보지 못했다”며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꼭 한국에 모시겠노라”고 약속한 소 목사는 이듬해부터 한국전 참전 유엔군과 국군 용사들을 대상으로 한 초청 행사를 갖기 시작했다. 참전용사들의 항공기 탑승과 숙박, 식사와 관광 등 모든 경비를 새에덴교회에서 부담했다.
소 목사는 “많은 재정이 필요했지만 한국교회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민족을 향한 비전을 제시하자는 의미로 과감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마음에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던 참전용사들은 한국방문을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 2007년 6월, 첫 행사 때는 미 참전용사 22명이 방한했다. 당시 방문단 중 한 명인 마노엘 모레노씨는 인천상륙작전기념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륙작전 당시 쓰러져간 수많은 동료들의 피가 이 나라를 지킨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1400여명의 병사들이 투입된 1차 인천상륙작전에서 살아남은 24명 중 한 명이었다. 참전용사들은 양화진외국인선교묘원과 국립현충원등을 방문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관한 6·25기념행사에도 참석했다. 새에덴교회는 참전용사들과 함께 ‘한국전쟁 기념 및 한·미우호 증진을 위한 예배’를 드렸다. 예배에서 성도들은 사물놀이와 민요, 합창 등의 공연도 선보였다.
행사의 규모는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확대됐다. 2009년에는 미국의 참전용사 450여명이 방한했으며 네바다주의 5개 한인단체가 연합해 행사를 도왔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한·미 우호 중진 행사를 통해 양국 간의 관계가 더욱 발전하고, 이 행사가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는 축전을 보내왔다.
행사가 지속되자 미국 대통령도 관심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축하메시지를 보내 “격동의 시기를 함께 한 미군장병들의 희생을 기억한다”며 “이런 유산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의 강력한 지속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2014년에는 미국과 한국에서 두 차례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열었다. 당시 시카고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참전용사와 가족 400여명이 참석했다. 20여명의 참전용사에게는 국가보훈처에서 수여하는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달했다.
새에덴교회는 현재까지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터키, 필리핀, 태국 등 7개국 참전용사와 가족 등 3500여명을 초청해 보은행사를 열었다. 소 목사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국가보훈처로부터 보훈문화상을 받았다.
이사야 기자
[미국 참전용사 방한] 10년간 7개국서 3500여명 초청… 민간외교 사절 역할 톡톡
입력 2016-06-22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