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김해공항이 영남권을 대표하는 지역 거점공항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밝혔다. 밀양과 부산 가덕도 등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에서 나아가 공식적으로 김해공항을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그동안 지역경제 활성화 요구 등에 묻혔던 김해공항 확장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이 단순 보완을 넘어선 ‘김해 신공항’ 건설에 가깝다고 강조하면서 김해공항이 어떤 모습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김해공항 주변 주민들의 소음 문제와 신공항이 불발된 지역의 반발 등을 어떻게 해소해 갈지 등이 관건이다.
김해공항, ‘지역 거점공항’ 재탄생할까
국토부 서훈택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김해공항 확장 방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확장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김해 신공항으로 이해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어 김해공항 확장 방안에 대한 설명자료에 ‘김해 신공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포기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이날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제시한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보면 김해공항이 사실상 재탄생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ADPi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도 “새로운 활주로와 새 터미널, 관제탑, 연결도로, 철도가 건설되기 때문에 90% 신공항”이라고 말했다.
ADPi는 김해공항 수요가 연간 4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대구공항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계속 운영될 경우 김해공항 수요가 연간 3800만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국토부가 김해공항의 항공 수요가 연평균 4.7%씩 증가해 2030년에는 현재 수요의 배 수준인 2162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추산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김해공항 확장 여지가 더 크다고 본 셈이다. 전체 4800만명의 수요 중 2800만명은 국제선, 1200만명은 국내선 수요다. 화물 수요는 연간 36만t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공항 규모와 면적은 현재 197만평에서 292만평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활주로는 현재 2본(3200m, 2744m)에서 3200m짜리 1본을 더 늘리게 된다.
국토부는 “북서 방향으로 40도 틀어진 위치에 독립활주로 1본을 신설한다”면서 “이렇게 하면 김해공항 문제로 지적돼온 북측 착륙 시 안전문제가 해소되고 수용 능력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터미널도 크게 바뀐다. 정부는 2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선터미널을 신축하고 1000만명 수용 규모의 기존 터미널은 국내선 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해공항을 지역 거점공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통망도 보완된다. 정부는 동대구에서 김해공항을 환승 없이 연결하는 시속 200㎞급 지선 철도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 경우 소요시간은 현재 100분에서 75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또 부전∼마산선(2020년 개통)과 국제선터미널을 직접 연결하는 4㎞ 지선도 새로 만든다. 이는 현재 대구∼구포 철도, 구포∼김해공항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대구∼부산 고속도로(대구·경북) 및 남해 제2고속 지선(부산·경남)에서 국제선터미널로 연결하는 7㎞ 도로도 신설한다.
24시간 못 쓰는 공항 등 한계 해소 어떻게
그러나 김해공항 확장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높다. 현재 700여 가구인 김해공항의 소음피해 권역이 공항 확장 시 7000가구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었다. 특히 민간 주거지역과 붙어 있어 소음문제 때문에 24시간 운영할 수 없는 점은 김해공항의 치명적 단점으로 거론돼 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24시간 운영되면 좋긴 하지만 세계 유수 공항 중에도 24시간 운영이 안 되는 곳이 많다. 중요한 것은 24시간 운영하지 않아도 수요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음피해 문제와 관련해서도 “피해 가구는 그렇게 많이 늘진 않을 것으로 본다. 1000가구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해공항을 함께 이용하는 공군기지(K1)를 어떻게 할지도 난제로 꼽혀왔다. 정부는 이번 확장 방안에서 군사기지를 별도로 이전하지 않은 채 현재 상태에서 활주로를 늘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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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결국 못 뜬 신공항] 40도 틀어진 활주로 신설… ‘안전’ 문제 해결
입력 2016-06-22 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