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드라마는 역시 ‘기-승-전-연애’!

입력 2016-06-22 18:59
KBS2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 KBS
SBS 드라마 ‘닥터스’. SBS
‘닥터스’(SBS)와 ‘뷰티풀 마인드’(KBS2). 의학드라마 두 편이 경쟁하고 있다. 대부분 의학드라마가 그렇듯 휴머니즘을 표방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닥터스’가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에 가깝다면 ‘뷰티풀 마인드’는 ‘병원에서 정치하는 이야기’에 가깝다. 1∼2회 방송에서 시청자들은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에 손을 들어줬다.

21일 방송된 ‘닥터스’ 2회 시청률은 14.2%(닐슨코리아 제공)를 찍었다. 월화드라마 성적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했던 상황에서 시청률이 15% 가까이 나온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반면 ‘뷰티풀 마인드’는 4.5%로 저조하게 시작했다.

‘닥터스’는 로맨스물에 가깝고 ‘뷰티풀 마인드’는 정치인이 얽힌 스릴러물이다. 부담 없이 보기 편한 ‘닥터스’가 시청률을 선점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단지 로맨틱한 분위기만이 ‘닥터스’의 강점은 아니다. 다소 드라마틱하지만 흥미로운 캐릭터 설정으로 젊은 시청자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이 드라마 주인공 박신혜(유혜정 역)는 명석한 두뇌로 공부에 대한 열정은 있으나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비뚤어진 고등학생이었다. 그러다 따뜻하고 사려 깊은 교사 김래원(홍지홍 역)을 만나 의사로 진로를 바꾸게 되는 인물이다. 김래원은 병원장의 입양한 아들로 외과의사로서 재능이 뛰어났으나 불의의 사고를 겪은 뒤 고등학교 생물 교사가 된다. 두 사람은 13년 뒤 한 병원에서 만나 여러 가지로 얽히게 될 운명이다. 비현실적이고 뻔한 설정이지만 두 배우는 캐릭터에 꼭 맞는 연기를 보여주며 드라마를 끌어가고 있다. 특히 박신혜는 싸움 잘하는 고등학생에서 조폭도 때려눕히는 의사로 변신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뷰티풀 마인드’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들을 다룬다. 자신의 수술 성공률에만 관심 있는 신경외과 의사 장혁(이영오 역)과 살인사건을 목격한 순경 박소담(계진성 역)이 서로 얽히게 되는 이야기다. 여기에 오로지 돈과 권력에만 관심 있는 대선 후보 류승수(김명수 역)와 마약, 범죄, 의료민영화 등의 이슈가 함께 다뤄진다.

시청률에서는 두 드라마가 큰 차이를 보였으나 ‘닥터스’와 ‘뷰티풀 마인드’ 모두 기대할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탄한 극본,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의학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풍부한 이야기가 로맨틱코미디가 휩쓸고 있는 드라마판에 색다른 재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