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아이슬란드 교통표지판이 너무 예뻤나?

입력 2016-06-21 18:56 수정 2016-06-21 21:32

아이슬란드가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도로에 있는 교통표지판(사진)을 뽑아가는 ‘수집광’ 여행객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에서는 올 들어 유독 교통표지판이 자주 사라졌다. 아이슬란드는 운전자가 접하는 다양한 상황을 픽토그램(그림문자)으로 나타내는 교통표지판을 사용한다. 글자는 아이슬란드어로만 표기했다.

이런 교통표지판은 아이슬란드의 최근 변화와 관련이 있다. 아이슬란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경제가 나빠졌지만 최근 오로라를 볼 수 있고, 화산활동으로 생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례 없는 여행붐을 맞았다. 올해 하반기에만 전 세계에서 150만명 이상이 아이슬란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2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슬란드 구석구석을 누비는 외국인 운전자도 크게 늘었다. 이들을 위해 교통표지판에 영어를 병기하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아이슬란드 고유 문자를 지켜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높았다. 그림을 넣어 외국인도 알아보도록 한 지금의 교통표지판이 탄생한 배경이다.

그런데 이 교통표지판이 해외 기념품 수집광의 타깃이 됐다. 뽑아가는 사례가 빈발하자 아이슬란드 정부는 운전자들이 쉽게 뽑을 수 없도록 더 무거운 것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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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