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도 밀양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대안이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로 20일 발표됨에 따라 여권 정치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가장 주목받게 된 인사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다. 김 전 대표는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뜨거웠던 이명박정부 당시부터 줄기차게 김해공항 확장이 해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유력 대권주자가 지역 숙원 사업인 ‘가덕도 유치’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질타를 지역 언론으로부터 받기도 했다. 일각에선 4·13총선 참패 뒤 차기 대권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지지율이 급락했던 김 전 대표가 이번 발표를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여권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여당의 대표는 책임 없는 야당 정치인들과는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지역 민심 악화에도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은 점은 정치 지도자로서 평가받을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정부의 용역 결과 발표 직후 “국책 사업은 특정 지역을 떠나 대한민국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며 “정부와 전문가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제대로 된 김해공항 확장과 접근성 보강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특히 “나는 오래전부터 김해공항 확장이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최적의 방안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용역 결과가 나왔으니 더 이상 갈등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 후 야세(野勢)가 강해진 부산의 새누리당 의원들도 ‘가덕도 유치 실패’에 따라 일정 부분 타격을 입게 됐다. 다만 밀양으로 신공항 입지가 결정돼 부산 정치권 전체가 ‘아노미’ 상태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가덕도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했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시장직을 내려놓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 내년 4월 부산시장을 새로 뽑는 재·보궐 선거를 피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득이 됐다는 계산도 있다. 부산 지역 한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서 시장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며 “야세가 강해진 상황에서 내년 재보선을 치를 경우 부산시장 자리를 내줄 게 뻔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퇴임 이후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적 지지 기반에 ‘신공항 선물’을 안겨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던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정치적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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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김해공항 확장’ 소신 김무성 주가 오르나
입력 2016-06-21 18:06 수정 2016-06-21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