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세워 봉쇄해놓고… 이스라엘, 가자지구 옆 6조원 규모 인공섬 추진

입력 2016-06-21 18:50 수정 2016-06-21 18:55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해안에 5조8000억원을 들여 항구, 호텔, 공항을 갖춘 인공섬 (조감도)조성 계획을 내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WP)는 이스라엘 가츠 정보부 장관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인근에 해외자본 약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를 유치해 인공섬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전했다. 투자 주체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정부를 비롯해 이스라엘 기업들이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인공섬은 가자지구 해안에서 약 4.8㎞ 거리에 만들어진다. 모래를 쌓아 넓이가 10㎢인 섬을 만들고 2차선 다리로 육지에 연결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아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국제기구가 이곳을 관할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공섬이 가자지구를 외부와 연결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판적이다. 제돈 한 푼 들이지 않은 전시성 사업으로 10년째 이어진 가지지구 봉쇄조치와 평화협상 노력 부재를 덮으려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스라엘은 2006년 팔레스타인 자치 선거에서 집권한 강경파 하마스와 무력충돌을 겪고 이듬해 6월 콘크리트 장벽으로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때문에 185만명에 달하는 가자 주민은 하루 허용된 유엔 구호품 약 800트럭 분량에 의지해 살아왔다.

가자지구 인권단체 관계자는 “네타냐후 정부가 정말 가자 주민을 도우려 한다면 훨씬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즉각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며 “굳이 이런 거창한 일을 벌이는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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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