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첫 번째 피의자로 김갑중(61) 전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렀다. 분식회계 업무와 가장 밀접한 재무 전반을 책임지는 CFO라는 이유도 있지만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과의 ‘접점’이라는 부분이 고려됐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1일 산은 부행장 출신으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우조선 CFO를 역임한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기간 대우조선의 재무제표 작성·공시, 회계 및 원가 관리, 산은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성과 목표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2012년 산은이 발간한 ‘대우조선 경영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대우조선에 대한 감시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CFO 기능을 확대한다. 당시 CFO는 재무 및 회계업무만을 관장했지만 주요 투자의사 결정에 참여가 제한되고 예산업무에서 배제됐다. 산은 측은 자금통제 기능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CFO에게 자금 흐름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런 결정은 ‘산피아’(산업은행+마피아)의 힘만 더해 준 꼴이 됐다. 검찰은 김씨의 업무가 분식회계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4월 14일 회계 추정 오류라며 2개 회계연도(2013년, 2014년)의 실적을 정정 공시했다. 4242억원이라던 2013년 영업이익은 7898억원의 영업손실로, 4543억원이던 2014년 영업이익은 7545억원의 영업손실로 뒤바뀌었다. 검찰은 수조원대 분식회계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당시 공시책임자인 김씨가 최소 범행을 묵인했거나 공모한 것으로 판단한다.
검찰은 2012년 이후 산은의 대우조선 성과 목표 관리기준이 내려간 점에도 주목한다. 2012년 이후 평가 기준이 낮아지면서 경영 부실에도 경영진은 ‘성과급 파티’를 즐길 수 있었다.
[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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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호 기자
대우조선 前 CFO 피의자 신분 소환
입력 2016-06-2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