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건강이상·스트레스… 서울 시민의 삶, 갈수록 ‘팍팍’

입력 2016-06-21 21:39



서울 시민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주택 자가 소유자는 줄고 월세 비중은 늘었으며 전체 가구의 절반은 부채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시민 10명 중 5명 이상은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10가구 중 3가구는 최근 1년간 가족의 건강이상 등 다양한 위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1일 발표한 ‘2016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의 평균적인 가구 모습은 48.9세, 전문대졸 학력의 남자 가장에 평균 가구원수는 2.64명이다. 10년 전 보통가구의 가구주 나이는 47.8세, 고졸학력에 평균 가구원수는 2.83명이었다. 가장이 고학력, 고령화되고 갈수록 핵가족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8.6%를 차지했으며 부부, 부부+기타 친인척 등 동일세대 가구가 41.1%로 가장 많았다. 2015년 기준 고졸학력 남편보다 고학력인 아내(전문대졸 이상)는 32.9%로 10년 전에 비해 무려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전·월세 주거유형은 58.9%로 자가비율인 41.1%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대 가구주의 월세 비율은 10년전 19.4%에서 지난해 41.5%로 증가했고 전·월세 주거유형은 88%에 달했다.

가구 부채율은 48.4%로 전년(48.2%)보다 소폭 증가했다. 가구부채의 주된 사유를 보면 30대는 주택구입, 40∼50대는 교육비, 60대는 의료비 비중이 높았다.

전체 10가구 중 3가구는 한해 동안 가족의 건강이상, 직업불안정, 실직, 범죄피해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2011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주간 스트레스를 느꼈다는 비율이 53.9%로 전년(62.9%)보다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편이다. 젊을수록 업무나 학습 스트레스가 높고 고령층은 건강상태 스트레스가 많았다.

시민들은 우리 사회에서 차별 받을 가능성이 큰 요인으로 소득수준(50.7%), 교육수준(44.0%), 직업 (38.8%)을 꼽아 경제사회적 요인을 우리 사회의 주요 차별 요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서울 시민이 생각하는 ‘서민’의 사회경제적 범주는 최하위를 1점, 최상층을 10점으로 볼 때 3.0∼4.87점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시민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12.3%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부율도 41.7%로 전년대비 5.2%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희망적인 지표도 있다. 계층이동 가능성과 관련해 서울시민의 46.6%는 ‘나의 노력으로 내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자신(32.4%)보다는 자녀세대의 계층 상승가능성을 14.2%포인트 높게 본 것이다. 시민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주관적 행복점수는 6.95점(10점 만점)으로 최근 2년간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연구원이 조사기관에 의뢰해 서울거주 2만가구(15세 이상 4만6837명)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한달간 방문면접조사로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0.69%p(가구주)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