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옛 OB 선후배 포수, 올 프로야구 지배하다

입력 2016-06-21 21:52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왼쪽)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OB 선수 시절이었던 1991년 어깨동무를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올해 프로야구는 그야말로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세상이다. 압도적인 1, 2위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 두산의 옛 전신인 OB 포수 출신인 김태형 두산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이 있다.

NC는 최고의 6월을 보내고 있다. 이달 치른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무려 15연승을 질주했다. 그 덕분에 5월만 해도 중하위권이었던 팀 순위는 단숨에 2위로 뛰어 올랐다. 3위 넥센 히어로즈와도 무려 9게임이나 차이난다.

두산은 시즌 초부터 막강한 전력을 선보이고 있다. NC가 무려 15연승을 거뒀는데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사수하고 있다. NC와 3.5게임차다. 그 이상 더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두산은 현재 유일하게 7할 승률을 거두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이 두 팀은 여러 공통점이 있다. 번트나 퀵후크(선발 조기강판)를 자제하는 선 굵고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 선수 육성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투수가 몇 점을 주더라도 화끈한 방망이가 이를 해결한다. 선수들이 빠져나가도 더 좋은 선수가 2군에서 올라오는 ‘화수분 야구’로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있다.

두 팀이 비슷한 야구를 하는 이유는 양 팀 사령탑에게 많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OB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프로 원년부터 몸담았다. 이어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두산 사령탑을 맡으며 현재 두산의 기틀을 잡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990년 OB에 포수로 입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처음 친정 팀 지휘봉을 잡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는 기적을 일궜다.

두 사령탐은 똑같이 수비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입단 첫 해 포수 최고참이던 김경문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자연스럽게 김경문 감독의 장점을 김태형 감독이 고스란히 따르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님께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두산의 끈끈한 팀 컬러와 선 굵은 야구를 펼친다. 김태형 감독은 “득점권 찬스에서 더 공격적으로 달려들어야 한다. 원 스트라이크를 먹으면 타자는 그 때부터 머릿속이 하얘진다. 더 과감히 적극적으로 휘둘러야 한다”고 말한다.

김경문 감독도 “김태형 감독과 내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선수단 장악도 빼닮았다.

다른 점도 있다. 바로 리더십이다. 김경문 감독이 엄격한 ‘아버지 리더십’이라면 김태형 감독은 ‘형님 리더십’이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냉정하고 엄격하게 대한다. 믿음을 주되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가차 없이 칼을 빼든다. 반면 김태형 감독은 달변가인 만큼 선수들과 격의 없이 농담을 하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편이다. 그래도 선수가 기강을 해칠 경우 용납을 하지 않는다. 아직 시즌이 반도 안됐지만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선 두 감독이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많은 공통점을 가진 양 팀 사령탑 중 어떤 리더십이 최종 승자가 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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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