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황무지를 옥토로

입력 2016-06-21 17:40

오늘은 씨 뿌리는 농부의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농부가 씨앗을 하늘을 향해 뿌리는데, 바람 때문에 씨앗이 밭이 아닌 다른 곳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뿌려진 씨앗 중 길가나 돌밭에 떨어진 씨앗은 열매 맺기가 힘들지만 옥토에 뿌려진 씨앗은 열매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예수님은 이를 강조하셨습니다.

전도는 쉽지 않습니다. 캐나다에서 전도하기 위해 성도들과 김치도 담가 나누고 이사도 도와주고 일자리까지 소개해주곤 했습니다. 이렇게 애를 써도 한 영혼을 전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일성수를 신신당부해도 정기적으로 교회에 나오지 않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교회에 잘 나오지 않던 분이 어느 날 예배에 참석하는 걸 보면, 저분이 저 자리에 앉기까지 다른 분들이 얼마나 애썼는지 보입니다. 발 벗고 누군가를 교회로 인도한 분들, 이분들이야말로 옥토와 같은 분들입니다.

부모님 댁에는 감나무가 있었습니다. 과거 염전이었던 마당은 돌밭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감나무에는 감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가 되자 감이 열린 겁니다. 나무 옆에서 개 한 마리를 길렀는데, 개의 배설물이 거름이 돼 나무에 처음으로 열매가 맺힌 겁니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나무 근처에 구덩이를 파서 배설물을 묻고 흙으로 덮는 일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소금기 많은 땅이 이렇듯 옥토가 되기까지 삽은 두 자루나 부러졌습니다. 어머니의 고생도 심했습니다. 저는 옥토를 일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했습니다.

옥토는 일구어진 땅입니다. 갈아엎어진 땅입니다. 삽과 곡괭이가 깊숙이 들어와 엎어버린 것입니다. 땅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고통을 겪은 것입니다. 딱딱한 땅은 부서지고 으깨어지니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냄새나는 오물을 껴안고 있어야 하니 얼마나 더럽겠습니까.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그 믿음이 결실을 맺으려면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한 어린아이가 배고픔을 참고 자기의 전부를 바쳤을 때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우리가 우리의 죄를 회개하게 만드십니다. 고난을 통해 참된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게 만들어주십니다. 인생의 참된 가치는 남을 위해 살 때 생겨납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타인을 바라보게 만드시고, 남을 위해 살도록 이끄십니다.

우리는 주의 자녀로서 십자가의 멍에를 기꺼이 짊어져야 합니다. 지금의 교회는 옥토가 아닙니다. 우리 자신이 좋은 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통스럽겠지만 우리의 마음은 파헤쳐지고 갈아엎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눈물로 뿌린 씨앗은 많은 이들의 기쁨이 될 것입니다.

옥토의 원리를 아는 사람이 참된 그리스도인입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당하는 고난은 결코 고난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고난을 통해 우리는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나고, 많은 이들에게 유익한 일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강희천 목사 (캐나다 온타리오 윈저한인교회)

◇약력=△협성대 및 동 대학원, 캐나다 트리니티 웨스턴대학원 졸업 △캐나다 밴쿠버 밀알감리교회 담임목사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