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영길 <8> 국제 세미나에서 창조의 과학적 증거 담대히 제시

입력 2016-06-21 17:41 수정 2016-06-21 21:55
김영길 장로가 1984년 미국 실리콘밸리 전시장에서 반도체 리드프레임 소재인 ‘PMC-102’ 제품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12년간의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해외 유치(誘致)과학자로서 1979년 1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안정된 미국 생활을 두고 귀국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예수님을 모르는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간절함이었다.

당시는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경제 부흥을 일으키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첨단과학 기술 분야의 경험을 쌓은 인력들을 대거 초빙하고 있던 때였다.

카이스트와 키스트(KIST), 국방과학연구소 등으로 초빙된 400여명의 과학자들이 모여 사는 서울 홍릉 과학단지에는 크리스천 과학자들의 성경공부 모임이 있었다. 연예인교회를 담당하던 고(故) 하용조 목사님이 성경공부를 인도하셨다.

귀국 이듬해인 1980년 8월에 세계성령복음화대성회가 열렸는데,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고 김준곤 목사님은 그 행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창조냐, 진화냐’라는 국제 세미나를 주관하셨다. 해외 강사로는 미국 창조과학회 회장이었던 고 헨리 모리스 박사, 듀엔 기쉬 박사 등이 참여했는데, 한국 측 강사를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때 CCC 간사였던 고려대 대학원생 심영기(현 인제대 교수)씨가 나를 찾아왔다.

“생물학자 중에 창조론 세미나 강사로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생물학자가 진화론을 반박하고 창조론을 공식적으로 옹호했을 때 학계에서 백안시당할 수도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 박사님께서 강의를 맡아주십시오.”

나는 전공이 달라 적격자가 아니라고 거절했다. 그러나 그는 거의 매일 찾아오며 간청했다. 며칠 후엔 아예 창조 및 진화 관련 서적 10여권을 싸들고 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창조의 과학적 증거에 대해 점점 확신을 갖게 됐다. 드디어 정동 CCC회관에서 열린 ‘창조냐 진화냐’의 세미나에서 나는 창조론의 과학적 증거뿐 아니라 진화론의 모순을 담대히 제시했다.

그때 발표했던 논지는 세 가지였다. 첫째, 생명은 이미 존재하는 생명체에서만 나온다. 둘째, 화석 기록은 창세기 1장 말씀대로 각 생명체들이 처음부터 각 종류대로 창조됐다는 말씀을 분명히 증거한다. 셋째, 원자 분자가 우연히 결합해 단세포가 된다는 것은 수학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세미나는 대성황을 이뤘다. 국내 최초의 창조론 세미나이기도 했지만 ‘생명의 기원 문제’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예상 외로 크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언론의 관심도 받았다. 그러나 어떤 기자는 유치과학자로서 연구는 않고 종교 활동만 한다고 비난했다.

그때 하나님은 이 모든 소란에서 나의 피난처가 되어 주셨다. 81년 NASA 재직 시에 이어, 두 번째로 ‘NASA 테크 브리프 상’과 ‘IR-100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통보가 미국에서 때맞춰 왔다. 또 과학기술처의 첫 특성화 과제로 풍산금속과 협력해 반도체 리드 프레임 ‘PMC-102’ 합금을 발명,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게 됐다. 그 제조기술은 독일에 수출돼 건국 이래 ‘한국기술 선진국수출 제1호’의 기록을 남겼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시 91:14)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