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원 대상 인증 절차에서 탈락했다. 양사는 서류 미비점을 보완, 추가 인증을 신청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이 자사 업체 보호에 노골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인 중국에서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화부가 이날 발표한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업체’ 31곳 중 LG화학과 삼성SDI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국정부는 보조금을 노린 배터리 업체들이 난립하자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만 걸러내겠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3월 모범규준을 도입했다. 또 인증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업체에는 2018년 1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전기차 보조금이 전체 차량값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보조금 지급 대상 제외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참여가 사실상 배제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물론 이번 4차 인증업체 배제가 최종 결론은 아니다. 오는 8월쯤 제5차 인증 절차가 있을 예정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미비점을 파악해 5차 인증에 다시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도 “운전면허 시험에서 떨어진 뒤 재차 시험을 보는 것과 같은 행정 절차 수준이라고 본다”며 “미비한 점을 보완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최종 탈락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중국이 갈수록 자국 업체를 보호하고 타국 업체를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4차 전기차 배터리 인증 절차를 통과한 31개 업체 중 중국 업체가 30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BYD, BAIC 등 중국 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3차 과정까지 인증을 모두 받았다.
앞서 중국정부는 지난해 홍콩과 중국 등에서 한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버스가 잇따라 폭발하자 올 초 기다렸다는 듯 규제의 칼날을 휘두른 바 있다. 삼원계 배터리 장착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고,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LFP(리튬·인산·철을 원료로 한 배터리) 계열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버스에는 보조금을 계속 지급키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정부가 기술과 원가경쟁력이 뒤진 중국 업체들이 선진 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정부 지원과 규제를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뉴스]
☞
☞
☞
☞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삼성·LG, 中 전기차 배터리 인증 탈락… 최대 시장 공략 비상
입력 2016-06-20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