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LG전자의 사업부별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책임경영 체제 3개월을 맞는 두 대표이사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내 가전부문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스마트폰 등을 맡는 MC사업본부의 2분기 실적은 ‘맑음’과 ‘흐림’으로 극명히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H&A사업본부는 성수기를 맞아 에어컨 판매 호황 등에 힘입어 2분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반면 MC사업본부는 지난 3월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의 판매가 예상보다 순조롭지 않아 2분기도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전자는 지난 3월 조성진 H&A사업본부장,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사장)로 선임하고 정도현(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과 함께 3인 체제를 출범했다. 사업본부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책임경영을 펼치기 위한 전략이었다.
LG전자 최초의 고졸 사장인 조성진 사장은 듀얼 분사 스팀 세탁기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위에 올려놨다. 초프리미엄 가전인 LG ‘시그니처’ 라인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H&A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4078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2014년 MC사업본부 수장에 오른 조준호 사장은 4분기 연속 적자를 맛보게 될 위기다. 2009년 휴대전화 판매 세계 3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지만 2010년 이후 MC사업본부는 글로벌 전략 대응에 실패하며 고난을 겪고 있다. 지난 1분기 전사 매출에서 MC사업본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2.2%로 지난해 1분기(25.1%)보다 2.9%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963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MC사업본부는 4분기 609억원 적자에 이어 지난 1분기 20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여기에 출시 초 인기를 끌었던 G5 열기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실패한 것도 악재다. 마케팅 실패라는 분석과 함께 MC사업본부의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달 9일 조준호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력 재배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출시 초 물량 공급 부족, 새로운 모듈형 방식이 소비자들에게 낯설어 지난달부터 G5 판매량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H&A사업본부는 5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MC사업본부는 13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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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LG전자 책임경영 두 수장 2분기 실적 놓고 희비 교차
입력 2016-06-20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