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에 웬 미술 작품? 이길래 소나무 청동조각 첫 전시

입력 2016-06-21 17:27

미술작품을 관람하고 숙박까지 할 수 있는 예술체험 공간이 들어섰다.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에서 개관한 ‘아트×스테이’(ART×STAY·사진)로 4곳의 게스트하우스에 다양한 장르의 작가 작품이 설치됐다. 호텔아트페어처럼 객실에 그림을 걸거나 작가의 접대용 숙소에 이벤트 형식으로 작품을 설치하는 경우는 있지만 숙박형 전시장이 생긴 것은 국내 처음이다.

그림도 보고 잠도 자는 ‘아트×스테이’는 아트관광 큐레이팅 그룹인 아트립(ARTTRIP)이 국내외 예술관광 고객을 유치하고 국내 아티스트의 예술 콘텐츠를 관광자원으로 발굴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홍대 근처 4개의 집을 활용했다. 각각의 집에는 3개의 방과 거실 및 화장실이 있다. 공간마다 작가의 작품이 걸렸다. 하루 숙박 요금은 15만원 안팎이다.

첫 번째 게스트하우스인 모모하우스에는 조각가 이길래의 작품이 7월 1일부터 전시된다. 온돌방의 벽면에는 동파이프를 잘라 붙인 소나무 작품이 설치됐다. 천장의 전등은 작품으로 둘러싸고 거실에는 작업의 기초 단계인 드로잉을 내걸었다.

지난해 제6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한 이길래 작가는 “공간의 빛과 어우러진 소나무 작품과 함께 지내며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기획전시를 총괄한 김병수 아트디렉터는 “게스트하우스와 한국 현대미술의 만남을 통해 ‘대안적 세계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옆 어반우드게스트하우스에서는 설치미술가 송송의 작품이 8월 1일부터 전시된다. 또 우&우하우스에서는 조각가 김민기의 작품이 9월 1일부터 선보이고, 민즈하우스에는 도예가 한정은의 작품이 10월 1일부터 들어선다. 요리와 강연이 있는 ‘아트×다이닝’(ART×DINING) 등 프로그램과 행사도 진행된다.

이민정 아트립 대표는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해 아트하우스의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02-3144-1739).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