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절세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21일 출시 100일을 맞았다. 금융 당국은 ISA 총 가입금액이 2조원, 가입자가 22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제도가 순항 중이라고 평가한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상품의 효용성은 그리 높지 않다. 20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전체 ISA 가입자의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지난 10일 기준 약 93만원이다. 가입자 90%가 몰린 은행권만 따로 계산하면 72만원으로 떨어진다. 금융 당국은 은행 가입자의 평균 가입금액이 1주차 33만원에서 꾸준히 늘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연간 가입한도가 2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에선 계좌한도의 3.6%밖에 채워지지 않은 셈이다.
일본과 비교해도 평균 가입금액이 적은 편이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ISA 가입금액 비중은 2.8% 정도다. 2014년 3월 ISA 출시 3개월을 맞았던 일본(4.0%)에 못 미친다.
가입대상 인구 대비 가입률(9.9%)은 일본(6.2%)보다 오히려 높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ISA 계좌 약 136만개 중 74%가 가입액 1만원 이하 깡통계좌였다.
과열 경쟁 논란도 컸지만 불완전 판매 사례 적발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금융 당국은 계좌를 전수 조사하려면 효율이 떨어지고, 깡통계좌 개설 자체로 손해가 발생한 건 아니라며 팔짱을 끼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만원 미만 소액 계좌에서 불완전 판매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추가로 돈을 납입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위험 상품에 대한 설명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등이 주요 감시 대상”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오는 30일 ISA 일임형 수익률을 비교 공시하고, 다음 달 1일 금융사 간 계좌 이동을 허용하는 서비스를 출범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소 1년 정도 펀드 수익률을 지켜봐야 하는 일임형 상품 수익률을 3개월 만에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을 5년만 제공하거나 5년 동안 중도 인출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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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맞은 ‘ISA’, 가입액 2조 돌파… 상품 ‘실효성’엔 의문
입력 2016-06-2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