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불공정” 날세우더니… 美 자동차, 日보다 한국서 더 많이 팔렸다

입력 2016-06-20 18:36 수정 2016-06-20 19:52
미국산 자동차가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보다 한국에서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자국 차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실제로는 FTA의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를 보면 미국 브랜드 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총 1만7501대가 팔렸다. 미국차의 일본 시장 판매량은 1만4623대에 그쳤다. 올 들어서도 미국차는 한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 1∼5월 누적 기준으로 미국차는 한국에서 7140대 팔려 일본 시장 판매량 5224대를 앞지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수입차 총 판매대수는 일본 내 수입차 판매량의 74% 수준이다.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에서 미국차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팔리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한국지엠이 수입해 팔고 있는 임팔라, 카마로 등의 판매량까지 더하면 일본과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한국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산 차 점유율 격차도 줄고 있다. 2011년 10.1% 포인트 차이가 났던 점유율이 2015년에는 4.7% 포인트 차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 이후 미국산 차가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FTA가 발효되기 전인 2011년 미국차의 국내 판매량은 8252대였다. 같은 해 일본에서는 미국차가 1만1440대 팔렸다.

2012년 3월 한·미 FTA가 발효되자 미국차의 수입관세율이 8%에서 4%로 절반가량 낮아졌다. 이후부터 미국차의 국내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판매 실적이 유지되면서 판매량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부터는 미국차의 수입관세율이 아예 철폐돼 0%가 됐다. 여기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동과 경유차 퇴출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경유 모델이 대부분인 유럽산 수입차 판매량이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여 미국차가 반사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경제뉴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